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내심 총리직을 희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심 대표는 20일 오전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차기 총리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조건이면 검토해 보실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개각이나 인사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결심사안"이라며 "어떤 조건이나 정치적인 상황, 이해타산 등의 측면만 검토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 대표의 말은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심 대표의 의중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 대표는 사회자가 '청와대가 이미 입각을 전제로 한 자기검증진술서를 일부 인사들에게 받았다는데 혹시 심 대표께서도 이런 것을 냈느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면서 "아마 대통령께서 모든 것을 고려하고 계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했다.
사회자도 이러한 심 대표의 대답을 "일단 부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하면서 확답을 받기 위해 다시 한 번 심 대표를 다그쳤다. 사회자는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자유선진당 내의 어떤 동의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심 대표는 "물론 제가 당 소속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검증이, 검토가 필요하겠죠"라면서 "그러나 지금 현 단계에서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심 대표는 곧이어 주어진 질문에서 또 한 번 속내를 드러냈다. 사회자가 '이회창 총재도 정책목표라든지 정치상황에 연대 공조한다면, 그런 틀 위에서 총리고 장관이고 하는 것은 좋다, 이렇게 과거와는 좀 변화된 발언을 했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회창 총재께서도 국가의 큰 지도자이시기 때문에 당도 물론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 나라가 잘될 수 있도록 협조하거나 또는 강력하게 견제하거나 하는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말만 무성했던 지난 총리기용설과는 달리 이번에는 이회창 총재가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낸 셈. 이 같은 심 대표의 이날 인터뷰 내용은 심 대표가 대통령이 결정하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해석되어 당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 내에서의 세종시 축소 음모 의혹과 첨복단지 입지의 정치적 결정 의혹 등으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대표의 총리기용은 당의 정체성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당내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08.20 17:29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