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에서 바늘찾듯..드물게, 아주 드물게 각 동마다 조기가 게양된 가정이 한 두 가정씩 존재하긴 한다.
송지하
가끔가다 조기가 게양된 가정을 찾을 수 있긴 하다. 백사장에서 바늘찾듯 똑같은 모양의 창문이 같은 간격으로 다닥다닥 박혀있는 성냥갑 사이에 외로이 흔들리는 태극기를 발견했을 때 "이건 아니다"하는 느낌이 누구나 들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로 사회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도덕인 '법'을 따르게 한다. 그 법을 어기지 않는 한 개인에겐 자유가 주어진다. 물론 사회적 관습이나 예의 등에 어긋나게 되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따가운 눈총과 꾸지람을 듣게 되기 마련이다. 국장 기간에 조기를 게양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이 정하고 있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 조기를 게양하지 않고 있다.
조기를 게양하지 않은 이들은 과연 조기 게양의 의미를 부정하기 때문에 내걸지 않은걸까? 단순히 흔히들 말하는 '일요일의 귀차니즘' 때문에 11시 12시까지 잠을 자다가 TV로 영결식 장면을 조금 보고 평범한 일요일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많은 누리꾼들이 "내가 대선/총선날 투표에 참가하지 않고 그냥 '노는날'처럼 집에서 한가하게 쉬거나 어디 나들이 나갔었는데 큰 실수를 저지른것 같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민주시민으로써의 큰 실수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 만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써 마땅히 해야할 도리를 다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고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명예에 맞게 국장으로 엄숙하게 거행하자 라고 말로만 외치기 말고 나 자신부터 나라의 큰일인 국장에 도움되는, 가장 기초적인 일은 했는지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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