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는 여느 사찰에서는 발견 할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불사를 한 불가사의한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전갑남
"여보, 이곳이 천불천탑이 있던 곳 이래. 수많은 불탑과 불상의 표정이 어떨까 궁금하네요. 어서 구경하자구요!"
아내가 손을 잡아끈다. 명소를 찾으면 건성건성 지나침이 없는 아내는 운주사에서 뭘 느
낄까? 자못 궁금하다.
편안한 얼굴의 불상, 오랜 풍상을 견뎌온 석탑천불천탑의 고찰로 알려진 화순 운주사. 일주문을 지나고부터 여느 사찰과 달리 색다른 느낌이 있다. 꾸미지 않은 편안함이 있다.
운주사에는 커다란 가람도 없고, 세련된 불상도 없다. 돌부처님의 표정에는 우리 이웃 같은 다정함이 깃들어 있다. 바라볼수록 우리 조상들의 깊은 혼이 깃든 순수한 불교의 불가사의한 신비가 감싸는 듯하다.
운주사에 대한 유일한 기록은 동국여지승람에서 찾을 수 있다. '운주사 재천불산 사지좌우산척 석불석탑 각일천 우유석실 이석불 상배이좌(雲住寺 在天佛山 寺之左右山脊 石佛石塔 各一千 又有石室 二石佛 相背以坐)라고 쓰여 있다. '운주사는 천불산에 자리 잡아 절 좌우 산에 석불 석탑이 각 일천기씩 있고,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있다'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그 당시만 하여도 석불과 석탑이 일천 기씩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많은 석탑과 석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석탑 17기와 석불이 80여 기만 남아 역사 속에서 끝없이 유실되어온 아픈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아내가 운주사 일주문을 지나 천불산 계곡 곳곳에 눈에 띄는 많은 불탑과 석불을 보고 재미나는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