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책과 감염시 대처방법 등을 홍보하기 위해 '신종플루 안내 및 상담센터'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손 씻는 요령 및 치료거점병원에 대해 안내를 하고 있다.
유성호
신종플루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우리나라에서는 3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사망자 모두 노인이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과 같이 신종플루에 취약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와같이 노인, 영유아, 면역저하자와 임산부 같은 고위험군의 사람들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신종플루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임산부의 경우는 다른 고위험군의 사람들보다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5월 말 우리나라 최초의 신종플루 추정 임산부의 경우 홀몸이 아니라는 생각에 타미플루의 복용을 거부한 적도 있는데, 다른 임산부들의 마음도 이 산모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영국과 스위스에서는 신종플루 확산기에 임신을 피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산모들의 걱정은 신종플루의 확산만큼이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종플루, 임산부에게 얼마나 해롭나?임신을 하게 되면 우리의 면역 체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임신으로 인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임신 중에는 일반인들보다 감기나 독감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배종운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임신에 의해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신종플루에 감염이 되면 그만큼 합병증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합니다. 또한 임산부들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폐활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폐렴 등의 합병증에 취약해집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고열과 폐렴인데, 병이 진행되면 고열로 인해 임산부와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신종플루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A형 인플루엔자에 의한 폐렴의 경우 임신 30~41주인 제3 분기에 감염된 임신부의 60%가 사망했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염된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입니다.
태아에게도 해로운 신종플루 증상 임산부의 고열은 임산부에게만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임옥룡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39도 이상의 열이 약 12~24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신경관 결손증이나 신경발달이상 등의 기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임산부의 고열은 전 기간에 걸쳐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합니다. 임신기간 목욕탕이나 사우나 등에 노출되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임신 초기 고열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증을 2배 이상 높게 발생시키고, 임신 중기의 고열은 정신지체를, 임신 말기 고열은 조산과 신경발달이상 등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열이 있을 경우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총 5등급 중 B등급에 속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해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습니다. A등급이 철분제제와 같이 임산부들에게 안전한 것으로 확인된 약물인데, B등급은 동물실험에서는 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인체 실험 결과는 없는 약물입니다.
임산부가 신종플루에 걸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