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을 할 때 그 건축물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새로 지어지는 현대건축물이 고건축물과 어울리지 않을 때, 유서 깊은 고건축물의 이미지를 해치를 우를 범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경우로, 최근 완공된 고창문화의전당이 고창을 대표하는 고건축물인 고창읍성과의 연관성을 갖지 못하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고창은 특히 읍성주변 건축물의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전북예술인들이 한 해 동안 연마한 공연무대와 전시예술을 총 망라한 창작 작품을 발표하는 '제48회 전라예술제'가 고창문화의전당 일대에서 지난 4일 개막됐다.
이 기간 동안 전북예총 산하 10개 협회가 마련한 각종 공연, 전시, 포럼, 특강, 초청공연 등의 행사가 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10개 협회 중 건축가협회는 조금 특별한 단체다. 국악, 무용, 연극, 음악, 연예예술, 문인, 사진작가, 영화인협회 등 다른 무형문화단체와는 달리 유형을 취급하는 예술단체이기 때문이다.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내용을 다루는 실질적인 단체로, 올해 건축가협회에서는 한옥자재전시와 건축상담, 그리고 건축포럼을 진행했다.
특히 건축포럼은 건축가협회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대중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지역현안에 관련된 내용을 가지고 진행해 왔다.
전북건축포럼이 처음 시작된 2003년에는 '전북건축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개최됐고, 이후 '전라북도 건설행정에 있어서 지구단위 계획의 적용', '목조건축의 기술과 전망'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지난해에는 군산에 남아 잇는 근대건축유산의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활용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는 고창군의 건축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고창의 고건축, 현대건축, 읍성건축에 관해 각계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포럼은 김영춘 고창군청 문화관광과장이 '고창의 고건축'에 대해, 김주식 전 건축사협회 전북지회장이 '고창의 현대건축'에 대해, 이경찬 원광대 교수가 '고창의 읍성건축'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하고 종합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영춘 과장은 고창군 내에 있는 국가지정 건축물 5점, 도지정 건축물 24점, 군지정 건축물 5점 등 총 34점을 소개하고, 이 중 대표적인 건축물들에 대해 살펴봤다.
김주식 전 지회장은 미당시문학관, 판소리박물관, 고창군 미술관, 고창문화의전당, 고인돌박물관, 고창군청사 등 고창군 내에 현존하는 현대건축물을 일일이 열거하며 장단점을 논했다.
특히 주변 환경과의 조화로운 건축물에 대해 많이 언급했으며, 현대건축의 뚜렷한 흐름을 반영한 건축물이 눈에 띄지 않는 점도 아쉽다고 밝혔다.
이경찬 교수는 고창읍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군사적 요새지로써의 성격, 골이 좁아 관아시설만 위치할 수밖에 없었던 지형여건, 북문이 정문을 형성한 독특한 사례, 고창읍성은 반드시 고창향교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박창선 서남대 교수, 이성엽 대한건축사협회 전북지회장, 김남중 라인건축사무소 대표, 김희순 율그룹건축사무소 대표, 장영애 길건축사무소 이사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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