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홈에 가니 미래형 교과서 정책 토론회 안내가 팝업창으로 뜹니다
신은희
초등학교 교과서가 국가기밀?초등학교 교사들은 3월 담임을 맡고 나서야 교과서를 받아본다. 해마다 다른 학년을 맡기 때문이다. 그런데 3월에는 1년 중 학생 파악부터 학교, 학년, 학급 교육과정까지 만들어야 하므로 1년 중 행정업무가 가장 많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아이들 얼굴 외우기도 급급한 형편이다. 교재연구는 집에 싸가서 겨우 해야 한다.
올해부터 새 교육과정이 시행된다. 교육과정이 바뀌면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에다가 교과별 교육과정을 다 봐야 이해하기가 쉽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 연구를 하는 모임들이 미리 책을 보고 연구해서 도움을 주고 싶어도 실험본 교과서를 보기 어렵다.
그래서 교과서 구하는 데 2년 걸리고 실험학교 알아보려면 교과부에 민원을 내서 알아내야 한다. 명단을 받아도 교과부는 실험중이라 안된다, 실험학교(현장적합성 검토학교라고 이름을 바꾸었음)는 책이 부족해서 못준다 한다. 실험학교 수도 대폭 줄었다. 실험 학교에서는 지금 교과서 가르치랴, 실험본 가르치랴 검토도 부실하게 이루어지기 쉽다.
버려진 초등교육 - 책임자도 교과서 편수관도 없다? 교과부는 맨날 공사중이다. 초등 교육과정 심의회 담당자만도 2년간 4번째 바뀌었다.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교육과정 개편 과정이라 궁금한 게 많지만 수업과 업무에 쫓기는 현장교사는 개편때마다 바뀐 담당자 이름 찾고 연락처 찾기가 더 어렵다. 그나마 초등교육과정을 온전하게 책임지는 기구나 담당자가 없다. 초등학교는 공교육기간의 절반인 6년이나 해당되고, 학급담임이 전 교과를 가르치는데 정작 국가에서는 체계적으로 다루지를 못한다.
6차 교육과정까지는 초등교육과정 개발팀이 따로 있었는데, 7차교육과정 때부터 10개 교과에서 만든 것을 문서상으로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학년별로 내용과 수준이 적절한지 검토하는 단위도 없고 운영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사전검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장에 와도 교사들이 해마다 거의 학년이 바뀌므로 제대로 교육과정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 중등은 교과별로 가르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덜하다. 결국 초등교육과정은 만드는 과정도 운영되는 과정에서도 사전검토가 제대로 안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와 사교육으로 이어진다.
개정 과정은 어떤가? 항상 중등 이야기만 치열하게 오가고 초등은 중등내용 압축판이다. 발달단계, 학년별 특성 낱말만 끼워넣고 교과별 토론회에 가도 토론자 하나 제대로 세우기 어렵다. 심지어 비전문가가 초등교육과정을 만든다. 국가는 관심도 없고 시도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긴다. 심지어는 평가의 핵심인 수행평가의 영역과 내용에 대한 원칙도 만들 사람이 없어 교사들이 학년협의회에서 알아서 하라고 떠넘긴다. 일제고사로 모든 게 결정되니 정작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수행평가는 관심 대상도 아닌 것이다. 전체 교육기간 중에 가장 중요하다는 기초교육이 부실하게 이루어지니 중등교육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교과별 편수관도 거의 없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교과서편수관도 거의 없어졌다. 몇 사람이 전공도 아닌 것까지 보고 심지어는 몇 백개의 교과서와 지도서를 검토하다 보니 교과서 행정 업무에 벅차서 현장과 연구진 소통은 꿈도 못꾼다. 궁금한 게 있어 몇 번 연락하는 쪽이 저절로 지쳐 쓰러지게 한다. 게다가 수시개정 체제에 맞춰 야심차게 준비한 교육과정․교과서 포털 서비스 주소(큐티스http://cutis.mest.go.kr/main.jsp?gCd=S02&siteCmsCd=CM0001)까지 맨날 바뀐다. 물어보면 묵묵부담이고 출판사나 겨우 대답해주는 수준이다. 계속된 교과부의 교육과정 업무 축소 결과로 국가교육과정이 해체 일보 직전이다.
▲교과부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 정책 홍보 서비스 사이트입니다. 2007개정교육과정 자료와 교과서 관련 질의응답이 올라와서 도움이 되지만,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고, 교육과정 질문에 답변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답을 들으려면 교과부 전자민원 게시판을 이용해야 합니다. 주소연결을 자주 바꾸는지 즐겨찾기 해 놓은 주소가 틀리다는 메세지가 자주 뜹니다.
신은희
누더기 교육과정에 사교육 안 받으면 어려운 교과서2007개정 교육과정 얼마나 자주 바뀌었나? |
2006년 8월 주5일제대비 수학, 영어교육과정 개정 2007년 2월 초중등교육과정 개정 2008년 9월 보건교육과정 신설(5, 6학년 재량활동 시간) 2008년 12월 초등영어교육과정 개정 2009년 1월 10학년(고1) 사회교육과정 개정 2009년 12월 2009개정 교육과정 개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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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교육과정이 한 번 만들어지면 교사 연수하고 교과서 만들고 자료 제작하고 준비기간이 길었다. 그래도 현장과는 맞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이 여러 번 바뀌지만 교과서는 여전히 어렵고 양만 많기 때문이다. 7차에서 교육내용 30% 줄인다더니 내용을 압축해서 더 어렵고 양이 많아졌지만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도시에서도 어려우니 시골에서는 배울 때마다 소외감을 느껴야 한다. 교육과정 문서가 바뀔 때마다 외국이론만 베껴올 뿐 초등학교 1학년이 아는 낱말 목록도 제대로 없어 선생님들이 교과서에 나온 낱말 이해시키는 데 힘들어 한다. 초등에 영어교육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외국어인 영어를 어떤 과정을 거쳐 배우게 되는지 과학적 이론 하나 없다. 놀이만 강조하느라고 파닉스(문철법)도 안가르쳐 사교육을 안받으면 부진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어부진아, 어떻게 해야 할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04151) 이런 문제는 제대로 해결 못하고 부진아 골라낸다고 일제고사 보고, 학생들만 들볶고 있다.
게다가 교육과정이 1년에도 몇 번 바뀌고 교육과정 문서마다 내용이 달라지니 교과서 정책은 미래형 할아버지가 와도 방향 잡기 어렵게 생겼다. 교사들도 교육과정 재구성은커녕 바뀌는 내용을 따라잡기도 어렵다. 학교에서 교육과정 짜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또 바꾼다? 미래형교육과정이든 2009개정 교육과정이든 이런 현실을 전혀 모르고 교과교육과정 개편도 제대로 못하니 초등교육을 더욱 힘들게 하고 학습부담만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잦은 개정으로 학생들은 수업 결손, 교사들은 수업 부담2007개정 교육과정으로 수학 결손 내용 지도자료가 나왔지만, 학교마다 따로 복사해서 써야 한다. 자료집 수준도 좋지 않고 참고자료도 전혀 없다. 게다가 이것도 공문 한 번으로 그치고 그 흔한 확인공문조차 실종되었다. 작년에 안배우고 중학교에 간 아이들이 더 많다(중학교 신입생 못배우는 내용 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67480&PAGE_CD=)
올해 4학년 아이들은 내년에 사회교과서까지 2개라 복잡하다. 6학년도 어려운 역사를 5학년으로 내려놨는데, 이 학년은 연차적용으로 역사내용을 못배우고 중학교에 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도 어려운 낱말만 늘어놓은 5학년 사회교과서에 역사교재까지 배워야 한다. 6학년(2011년)에 사회만 7차교육과정으로 배우면 간단하다. 그런데 2007개정교육과정에 7차 교과서는 절대 못쓴단다. 그렇게 강조하던 유연성과 학습부담경감은 어디로 갔나? 초등학교 5학년 교육과정은 지금도 양이 많고 가장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수학, 사회 보충수업으로 내년에는 수업도 더 늘어 학생이나 교사 부담만 커진 셈이다.
미래형교육과정이 교과군으로 학기당 과목수를 축소한다는데, 어설프게 하면 이런 상황이 확대될 수 있다. 교과통합의 근거와 내용 연구, 현장 적합성 검토가 하나도 없이 점(사회․도덕 등) 하나 찍어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통합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당장은 3권으로 분리된 국어교과서부터 합치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