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지 얼마되지 않아 깨고 말았다. 그분이 오셨기 때문이다.
이장연
술래잡기라도 하고 싶은지 그 날렵함과 민첩함에 한참을 서성이다 결국 옷장 틈새에 숨은 모기를 발견하고 '탁'하고 잡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새벽 3시쯤인가 두 번째 모기가 또다시 귀찮게 '애애앵' 거렸습니다. 그 소리에 발뒤꿈치와 곳곳이 가려웠고 참다 못해 모기를 쫓으려 허공에다 손을 휘저었더니 검은 모기가 손길질에 맞고 이불에 추락해 있더군요.
그렇게 두 번째 가을모기를 퇴치한 뒤, 새벽 5시가 넘어서는 세 번째 모기에 입술까지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자다가 입술이 이상해 봤더니 이불 사이로 나온 얼굴의 입술 그것도 아랫입술을 물고 만 것입니다.
입술은 퉁퉁 부었고 그 모습에 기가 차 다시 불을 켜고 모기를 찾았더니, 배를 채운 모기는 방문에 딱 달라붙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