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TV홈쇼핑 콜센터 모습(자료사진).
이은정
이처럼 불합리한 홈쇼핑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는 방송 수요에 비해 방송 공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최재섭 남서울대 유통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균형가격(수수료)이 나와야 하는데, TV홈쇼핑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며 "5개의 업체가 과점하고 있어 공정한 시장 논리가 적용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 근거로 최 교수는 TV홈쇼핑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들었다. 업계 1, 2위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2008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13.69%, 16.09%에 이른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2007년 영업이익률(4.13%)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한 TV홈쇼핑 업계는 2003년 이후 2008년까지 연 평균 5.4%의 고속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제품 판매액 중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몫은 적다.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홈쇼핑 판매수수료(평균 37.2%)와 벤더(중간업자) 수수료(평균 10%) 그리고 추가 부대비용 등을 제외하면 제품판매액 중 9.5%만 중소기업의 수입으로 돌아간다.
현재와 같은 대기업 계열 TV홈쇼핑 업체의 과점은 단순히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뿐 아니라, 소비자 편익의 낭비도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재섭 교수는 "수수료를 낮추고 중소기업 제품을 더 소개한다면, 소비자들은 더 질 좋고 싼 제품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기존 TV홈쇼핑 업체에서는 "이미 중소기업 편성비율은 70% 이상"이라며 "제6의 TV홈쇼핑업체가 생기면 과당경쟁만 유발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익성 연구위원은 "대기업이나 해외유명상품도 중간업자에 의해 납품되면 중소기업제품으로 분류되고, 황금 시간대에는 보험이나 대기업 가전제품이 배치되고 있다"며 "실제 중소기업 편성비율은 50% 미만"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5조2천억 원으로 예상되는 TV홈쇼핑 시장 수요가 2013년 6조6천억 원으로 증가한다"며 "과열경쟁구도가 우려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정부가 참여해야"TV홈쇼핑 채널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는 최근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이 대기업에 매각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그 채널권이 대기업이 아닌 공공성을 가진 기관에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 상품의 보호 및 육성이라는 목적으로 2001년 설립된 우리홈쇼핑은 2006년 방통위의 승인 하에 롯데홈쇼핑에 인수되면서 그 목적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이후 롯데홈쇼핑은 자사 제품 방송을 늘리면서 롯데그룹 홍보채널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농수산홈쇼핑 역시 농수산품 방송 편성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을 케이블 방송에서 의무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크다. 현재 5대 홈쇼핑업체들은 다수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보유하고 있다. CJ오쇼핑의 경우, 13개 SO를 보유하고 있고 강원방송 등 10여개의 SO에 대해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최재섭 교수는 "민간 기업이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에 참여하면 이익을 원하는 주주를 위해 잘 팔리는 대기업 제품만 취급하고 나중에 대기업에 매각될 수 있다, 중소기업 판로개척 목표를 위해 정부나 공공기관이 나서야 한다"며 "또한 SO가 채널 편성을 거부할 수 없도록, 의무편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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