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20년 짧게는 4년 간 지속된 계양산 골프장 건설 논란에 마침표가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4일 회의를 통해 롯데건설이 요청한 인천 계양산 롯데 골프장 신설에 대해 가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의 반발로 주춤했던 계양산 골프장 추진 사업은 조건부 동의로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 중 목상동 58만㎡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돼 17사단이 사격장 내 안전 및 훈련여건 보장을 이유로 골프장 관련 2차례 '부동의'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 군부대가 "3개홀 축소 조정으로 사격장 안전거리가 확보됐다"며 부동의 입장에서 동의 입장으로 선회, 골프장 신설 사업에 탄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인천시민 계양산 골프장에 반대
인천 지역 언론들과 정치인들이 계양산 골프장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해왔지만, 조사 때마다 인천시민 다수가 계양산 골프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일보가 2006년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인천시민의 83.6%와 계양구민 83.1%가 계양산 골프장 신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학용 의원이 지난 해 1월 계양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76%가 반대하며, 찬성 주민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영길 의원도 같은 시기에 계양산 이용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 상태 보존이 43.2%로 조사된 반면, 골프장·테마파크 조성은 16.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민들은 계양산 골프장 신설보다는 현 상태 보존을 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논란이 되는 계양산 골프장 조성 사업에 대한 주민 여론 조사는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또한 의례적인 공청회나 토론회조차 진행하지 않고 롯데 건설이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시민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다.
더욱이 인천시는 24일 개최되는 도시계획위원회에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높게 계산한 자료를 제출했다. 자료집 5쪽에는 찬성측이 17717명으로 57,99%가 찬성하는 것으로 주민 여론을 반영하기도 했다.
군부대의 이상한 입장 변화 ... "국민감사 청구 대상"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 중 계양구 목상동 58만㎡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돼 17사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17보병사단은 2008년 12월 부동의 통지 당시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하는 훈련장과 인접한 9개 홀(목상동 9홀)은 도비탄 위험이 없는 능선 후사면으로 이전"하거나 "토우중대 및 목상동 분, 소대 전투사격장을 군이 원하는 장소로 이전해 줄 것"을 부동의 해소방안으로 제출했다. 이는 사실상 사격장과 골프장이 양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하지만 17사단은 지난 2일 5차 재협의 의견에서는 '3개홀 축소 조정'과 20여개의 군 시설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동의했다. 시민단체는 군부대가 입장을 바꾼 배경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민감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24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계양산 골프장 조성에 분기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계양산 골프장을 허용하면 도시계획위원들은 역사적 치욕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며, "계양산은 인천의 진산으로 북부 권역의 허파 역할을 하는 산으로 각종 보호종이 서식하는 만큼 계양산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면서, "도시계획위원들의 양심에 인천 진산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부동의를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9.23 15:5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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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골프장 허용하면 치욕으로 기억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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