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129일째 살기 위해 파업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전력공사는 콧방귀조차 끼지 않고 있습니다. 달빛 아래 여러 동지들이 와서 촛불을 들고 연대해 주니 힘이 납니다. 앞으로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24일 저녁 창원 한국전력공사 경남본부 앞. 노동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교수 등 100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한전 본부 건물은 퇴근시간이 지나 불이 꺼진 채 조금 어두운 인도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경남진보연합은 "전기원 노동자 장기투쟁 승리와 경남지역 투쟁사업장 연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기분과 경남지회(지회장 김기환)가 12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추석 전에 타결 짓기 위해 촛불을 든 것.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다음 주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인데,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해야 함에도 노동자들을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명박정부는 '중도실용'과 '서민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노동자들은 서민도 아닌 모양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원 노동자들이 130일 가까이 싸우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연대의 힘으로 반드시 하반기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한전이 하지도 않는 집회를 신고해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지 못한다고 하는데, 밤에 달을 보며 연대의 촛불을 내고 있으니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비명소리가 나고 있다"면서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환 노조 지회장은 "130일 가까이 투쟁하고 있지만 한전은 말을 듣지 않는다. 불법하도급이 판을 치고 있고, 검찰에 고발해 놓았는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앞으로 집중 투쟁해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래 교수노조 창신대지회 총무도 마이크를 잡고 연대를 강조했다.
노조 지회는 지난 2월 10일 한전 본부 산하 33개 업체를 상대로 상견례와 1차 본교섭을 벌였지만, 업체측은 조합원 공개 등을 요구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거나 해태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거쳐 지난 5월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전기원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준수(8시간 노동)'와 '파업 조합원 원직복직'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1시간30분 가량 열렸으며, 강새봄(13)양이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노래패 '콩깍지'와 '맥박'이 노래를 불렀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사복 경찰관들이 한전 건물 앞에 있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2009.09.24 21:1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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