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혐의 홍성군수, 항소심에서 '무죄' 주장

등록 2009.09.25 17:54

수정 2009.09.25 17:54

버스터미널 공영화 추진과정에서 5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이종건 홍성군수에 대한 항소심 마지막 공판이 열렸다.

25일 오후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이 군수의 부인 지모씨와 동서 배모씨 등을 증인으로 불러 5000만 원을 받게 된 과정과 보관 이유, 돌려준 경위 등을 집중 심문했다.

또한 증거조사를 통해, 이 군수가 검찰조사과정에서 한 진술과 법정에서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확인하고, 변호인의 최후변론과 이 군수의 최후진술 등을 청취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군수 측은 5000만 원의 부정한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건네 줄 당시 정확하게 금품을 전달한다는 의사를 알지 못한 채 놓고 간 쇼핑백을 보고 다음날 알게 됐고, 그 이후 이모씨의 돈을 함께 가져왔던 김모씨에게 돌려주기 위해 전화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돌려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받은 돈을 부인 지씨에게 '보관하고 있으라'고 말했을 뿐, 사용하라는 의미가 아니었고, 추후 김씨의 계좌번호를 부인에게 주고 송금하라고 했기에 '금품 영득'의 의사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 군수가 받은 돈을 쇼핑백에 넣어 무려 1년 6개월 동안 집안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고, 또한 돈을 돌려주려고 마음먹었다면 얼마든지 돌려주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돌려 준 과정도 부인 지씨가 동서 배씨에게 현금을 가져다주고, 배씨는 그 현금은 자신이 사용하고 자신의 통장에서 송금했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면서 이 군수가 당초부터 부인에게 '가지고 있으라'고 한 것은 사실상 일부를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로, 이미 영득의 의사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이 군수는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이후 1년 4개월 동안 무려 50회가 넘는 전화통화를 시도, 돈을 돌려주려고 했으나 김씨가 서울에 살고 있어서 이를 이루지 못했을 뿐, 돈을 받아 사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이 군수는 현재 70세가 넘는 고령에 심장질환도 가지고 있어 심신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양형에 있어서 이 점을 특별히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군수도 "군수로서 군민들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뉘우치고 노력할 것"이라며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군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0월 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이 군수의 지지자 등 20여 명이 참석, 재판과정을 지켜봤으며, 수감생활로 여윈 이 군수와 눈으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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