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규 여수경찰서장이 일일자원봉사자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오문수
천원 이 천 원에 팔린 기증품을 팔아 모은 결과는 지난 2002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66억 4천만 원의 현금지원과 10억 원 상당의 현물이 지원됐다. 등록금을 걱정하던 학생, 가난 때문에 태어나 한 번도 바다구경을 못했던 소녀, 무너진 처마를 고치지 못하던 독거노인, 우리말 책이 없어서 독서를 하지 못하던 해외의 어린이들, 아름다운가게는 이렇듯 작은 도움으로도 밝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물품 재사용은 연간 200억 원 상당의 환경개선효과를 내고 있다. 입던 옷이나 보지 않는 책을 기증하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작은 일이지만, 이 작은 일들이 모여 환경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경구를 메일로 보내고, 섬 지역을 돌며 노인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강의를 한다는 여수경찰서 양승규 서장의 말이다.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 주고, 외로운 사람 손잡아 주며, 배고픈 사람 밥 한술 주는 것이 특별한 때만 생색내는 것보다 나아요. 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관심을 가져야 사랑이 나오고 사랑에서 나눔이 이뤄집니다. 여수박람회는 환경박람회가 주제입니다. 아름다운가게와 같이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가게가 잘되어야 박람회가 의미가 있습니다."여수아름다운가게에는 독특한 봉사자가 있다. 가게 바로 이웃에 자리한 석곡타이어 직원인 김유진씨가 그다. 그는 타이어일이 없으면 수시로 가게에 들러 "도울 일이 없냐?"고 묻는다. 이선행 간사는 남자 봉사자가 거의 없는 가게에 무거운 가구나 물건이 들어오면 난감한데 김씨가 와서 들어주고, 때로 고장난 가전제품을 수리해주기까지 해준다며 정말 고마운 분이란다.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는 이유를 묻자 "그냥이요. 하는 것도 아름답고 사람도 아름다워서요"하고 답했다.
일주일에 3회 봉사한다는 황동하씨는 전남대학교 전기공학과 4학년 졸업반 학생이다. 봉사시기와 이유를 물었다.
"8월에 여기 와서 얼마 안됐지만, 일찍이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있었고 박원순 변호사를 알고부터 봉사를 시작했어요. 봉사라는 건 큰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미소에서 시작해 책 등을 기증하며 남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삶의 희망과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앞으로 희망제작소에서 근무하며 봉사하는 삶을 배우고 싶어요." 이들과 함께 하는 예쁘장한 아가씨가 있다.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 친구가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는 걸 보고 고향인 여수에서 봉사를 시작했다는 김보현씨가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