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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하는 국수집이 있다. 가자."
출출 할 때 와서 먹는데 맛이 기가 막히더라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맨 정신으로 국수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 국수 맛이 다르네. 나만 맛이 다른가?"
한 지인 품평이 제 입맛과 같았습니다. 얼큰한 맛을 기대했는데, 느끼함이 공존하더군요. 그에게 맛에 대해 물었습니다.
2% 부족할 때 찾았던 포장마차 '냄비국수'
"나는 술꾼이라 그런지 술 먹을 때만 먹었거든. 그런데 술 먹은 후와 맨 정신에 먹는 맛이 달라.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역시 국수는 얼큰히 취했을 때 먹어야 제 맛이야."
술꾼들은 통(?)하는 데가 있나 봅니다. 제게 있어 최고의 국수는 겨울철 야밤에 포장마차에서 먹는 국수입니다. 술집을 나와 2% 부족할 때, 2차 가기는 그렇고 해서 찾는 포장마차 국수지요.
포장마차 풍경도 재밌습니다. 찬바람을 피해 천막을 걷고 들어서면 어묵 국물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나고, 자리를 비집고 앉지요.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안경에 서린 김을 닦고, 어묵으로 아쉬운 소주 한 잔을 대신하지요.
주인장은 면발을 어묵 국물에 녹이고, 송송 자른 파와 김, 쑥갓을 넣은 후, 양념장을 얹어 주는 냄비 우동. 술꾼이라면 이 맛을 뉘 모르랴!
"저것들을 뭐 먹고 낳았을까? 국수 먹고 낳았지!"
사실, 아내 임신 때 '뻑'하면 찾았던 게 국수였습니다. 아내는 콩국수, 칼국수, 수제비, 냉면, 냄비국수, 우동 등 밀가루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곤 합니다.
"내가 저것들을 뭐 먹고 낳았을까? 아참, 국수 먹고 낳았지."
이럴 정도입니다. 아내와 자정 넘은 시각에도 국수 먹으러 많이 다녔지요. 늦게 오는 날이면 국수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국수도 집에서 먹는 것과 밖에서 먹는 게 차이가 큽니다. 집에서 먹으면 왠지 맛이 덜합니다. 현장에서 먹어야 제 맛입니다. 왜 그럴까?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2009.09.27 13:0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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