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하기만 한 우리집안에 분위기메이커였던 작은형수님
임윤수
집안의 많은 형수님들 중에서 작년에 갑작스레 돌아가신 작은형수님이 유달리 신명이 좋았습니다.
집안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운전기사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앉아 있는 여자들을 불러내 소위 관광버스춤을 추며 흥을 돋웠습니다.
뻣뻣하게 앉아 있는 남자들 때문에 분위기가 쉽사리 달아오르지는 않지만 작은형수님은 어떻게라도 분위기를 띄웁니다.
시아주버니들의 뻣뻣함을 극복할 만큼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막내시동생인 필자를 남자 대표(?)로 불러내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어깨 들썩거리며 관광버스춤을 추게 하던 사람도 작은형수님이었습니다.
작은 형수님이 대물림한 송편모양새 집안 행사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 만큼 신명도 많았지만 송편과 만두 모양새를 집안 내력으로 대물림 할 만큼 자상하기도 합니다. 설에 빚는 만두나 추석에 빚는 송편도 지역과 집안에 따라 모양새가 다릅니다.
송편과 만두는 이렇게 생긴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만큼 우리 집안 여자라면 어느 누가 만들어도 송편과 만두는 모양이 같았습니다. 시집 온 며느리가 집안의 가풍쯤으로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오물조물 손으로 빚어내는 송편이나 만두의 모양새였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