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든 관세음 보살'관세음 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 보살' 호미든 관세음 보살상은 유례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 가슴속 깊숙히 자라고 있는 반민주 의식을 잡초 뽑듯이 싹 뽑아 주세요. 나무 관세음 보살
정근영
노무현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겨 주었다. 한국은 물론 세계사적으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문하고 슬퍼한 죽음은 드물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은 경남 김해의 한적한 봉하 마을을 성지로 이름난 관광지로 만들었다. 공휴일이나 일요일 같이 쉬는 날은 물론이고 평일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을 봉하 마을로 불러들이고 있다.
언론은 봉하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눈을 부릅떴고 국민은 귀를 나발 통처럼 벌려서 봉하 마을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천천히 봉하 마을은 신문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이 있은 지 벌써 6달째이니 그럴 만도 한 것일까. 하지만 정확히는 넉 달 열하루다.
아직은 아니다. 더구나 이 나라 민주화의 최선봉에 서서 달려온 김대중 15대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충격으로 돌아가시지 않았는가. 민주화의 제단에 두 분 전직 대통령의 고귀한 피를 모두 바친 것이다.
오늘은 서거 이후 처음 맞는 추석, 추석 연휴를 맞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 마을을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나 49재 등이 계속될 때, 또 얼마 전 생가 복원식이 있을 때 등에도 봉하 마을을 찾아가려고 기회를 노리다가 추석 연휴인 오늘(10월 4일)에 비로소 차를 몰 수 있게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봉하 마을에 마련된 빈소를 찾을 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그렇지만 오늘 봉하 마을로 가는 길은 퍽 한산했다. 이제 추모의 열기도 식었단 말인가. 하지만 봉하 마을에 이르니 주차장은 차들로 꽉 채워져 있었고 부엉이 바위와 사자바위, 정토원과 묘소, 생가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들은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 민주화의 제단에 뿌려진 수많은 민주일꾼들의 피가 마르지 않고 땅 속 깊숙히 스며들도록 물이라도 뿌려주고 가는 것일까. 봉화산에서 이어져 멀리 뻗어나가는 산맥 위에 선 호미든 관음성상은 순례객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있을까. 불상이 농기구를 들고 있는 곳은 아마도 유례가 없는 일이렸다. 저 호미로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잡초처럼 자라고 있는 반민주의식을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 버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