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강당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이철승 소장과 앉아 있다.
윤성효
"촛불은 직접 민주주의를 보여 준 것"박 이사는 촛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국민들이, 주부까지 나서서 이야기 하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데 끝나고 나서 잡아갔다. '명박산성'이 이 정부를 상징한다. 국민이 주인이다. 설사 국민이 부족하더라도 정부의 좋은 제도로 사용해야 한다. 촛불시위는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효용성을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모여서 함께 외칠 수 있어야 그 정부의 잘못이 시정될 수 있다"며 "그러나 직접 민주주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가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한계도 있다. 촛불은 무조직, 비정형 시민의 위상 변화다"고 설명했다.
"시민참여가 중요하다"고 한 그는 베를린의 미래위원회를 소개했다. 그는 "거기에는 시장이 들어오지 못한다. 시장이 들어와 버리면 시장이 하는 대로 따라가 버린다. 시장이 없는 속에 시민들이 내놓는 많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민주주의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가 중요한데, 이명박정부는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법치주의는 법 앞의 만인의 평등이다. 위장전입 다 해도 장관이 되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켜라고 하겠는가. 그런 총리와 장관 밑에서 어떻게 살아가나"고 말했다.
그는 "정당·국회를 보면, 우리나라에 입법·사법·행정이 제대로 분리되어 있나. 그렇지 않다. 헌법의 기본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정치교육에 대해 설명한 그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는데, 지금은 극우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한 것이 아니면 무조건 정보는 공개해야"박원순 상임이사는 "정보공개를 청구하지 않아도 특별한 것이 아니면 무조건 내놓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업도 주식 하나 믿고 투자하는데 분식회계하고 트럭으로 정당에 돈을 갔다 주는데 어떻게 투자하겠는가. 영업 기밀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개되어 노동자와 시민들이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 갔더니 교도소 건물 전시회를 했는데 간수와 죄수로부터 의견을 듣고서 했다고 하더라"며 "지금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건물을 짓는데 이용할 사람들에게 한번도 물어보지 않고 짓는다. 시청 건물은 왜 그렇게 높나"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는 "요즘 개헌 이야기가 많은데, 권력 구조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한번 원점에서 대한민국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투표소를 나오자마자 노예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과 함께 이 세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747 공약을 내걸어 대통령이 되었지만, 지금 747도 되지 않았지만 설사 747이 되었더라도 우리가 행복하겠나. 국민소득 4만불이 되면 우리의 꿈이 달성되나. 잘 먹고 잘 사는 게 우리의 꿈일 수 없고, 우리의 꿈은 훨씬 고차원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상임이사는 "신뢰 없는 정부는 아무리 어떤 정책을 주창해도 믿을 수 없다"며 "1년 안에 이루겠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은 긴 세월을 두고 성실하게 한 단계씩 가야하고, 이전 정부에 잘한 것을 이어받고 잘못한 것을 시정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오바마의 변화도 신뢰가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야 말로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큰 힘이다"고 덧붙였다.
각 정당의 연구소에 대해 비판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 대해, 그는 "여의도에 희망이 있는지, 집권 여당의 연구소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한해 20억 넘게 예산을 썼다고 하는데, 한 해 기껏 하는 게 토론회 정도다. 올해 2~9월 사이 10건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소도 똑 같다"면서 "희망제작소에는 한 해에 3000개 이상의 아아디어가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비판을 많이 했는데, 비판하는 저부터 반성한다"면서 "조금 더 진보적으로 바라는 사람도 성찰할 것이 많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집권 10년 동안 집권했던 사람들이 정말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설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는지 묻고 싶고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