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 일부 이사들이 MBC 경영진에 대한 자진 사퇴를 압박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릴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앞서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과 노조원들이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오른쪽)을 방문해 방문진 이사들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2년6개월간 동일주제 6번... 많다?지난 2년6개월간 <PD수첩>이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삼성 문제였다. <PD수첩>은 지난 2007년 1월 30일자 보도에서 <대기업과 싸우는 사람들>을 다룬 것을 비롯해 2년6개월간 삼성 관련 보도를 10번 다뤘다.
<100분 토론>은 지난 2007년 3월 22일 <한미FTA, 득과 실을 따져본다> 보도를 비롯해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2년6개월간 13번 다뤘다. 가장 많이 다룬 아이템이라고 김 이사는 분석했다.
<시사매거진2580>은 2007년 7월 29일 보도된 <KTX 승무원 500일의 농성>을 비롯해 노동 관련 이슈를 2년6개월간 6번 다뤘다. <2580>이 가장 많이 다룬 아이템이라는 게다. <뉴스후>는 지난 2007년 9월 8일 <재개발·재건축 거품을 벗긴다>를 비롯해 재개발 문제를 6번 다뤘고, 이 역시 <뉴스후>가 가장 많이 다룬 동일 아이템이라고 김 이사는 분석했다.
김광동 이사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동일한 사안을 다루려면 관점이나 전개방식, 출연진 등이 제각각 달라야 차별성이 있는 것"이라며 "MBC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국산 쇠고기 문제의 경우, <PD수첩>이 2008년 4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보도하면, 곧 이은 5월 4일 <시사매거진2580>이 광우병 문제를 분석한 <속아서 먹는다>를 송출, 나흘 뒤인 8일엔 <100분토론>이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를 다뤘는데 이 같은 방식이 문제라는 게다.
동일주제 연거푸 방송, '어떤 의도를 주입하기 위한 행태' 의심동일한 주제를 연거푸 방송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MBC 구성원들이 국민들에게 '어떤 의도를 주입하기 위한 행태'로밖에 안 보인다고 김 이사는 비판했다.
그는 "똑같은 취지의 프로그램을 반복 보도한다면 마땅히 통폐합 돼야 하지 않겠냐"며 "이 같은 행태는 MBC 구성원들이 공중파라는 방송을 활용해 자신들의 정치의식을 국민들에게 의식화하려는 행위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의 이 같은 말은 MBC가 좌파 이데올로기의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으로 들린다.
그는 "<2580>이 소외계층 문제를 다룬다면 <PD수첩>은 국가의 성역을 다루는 등 프로그램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것이 옳다"며 "프로그램별로 똑같은 아이템을 돌아가면서 방송하는 것은 국민의 방송인 MBC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웅변하는 셈"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김 이사는 "신문과 잡지는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할 수 있지만 방송은 그러면 안 된다"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공정방송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국민의 전파이기 때문에 공적 소유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