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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일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맞이하지만 왜 우리는 봄을 탄다고 말하며, 가을을 탄다고 말할까요? 그렇다고 여름 탄다, 겨울 탄다 이런 말들은 생소합니다.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가을을 타고 있습니다.
억새빛이 참 곱습니다. 햇살도 바람도 흔들리는 억새에 힘을 실어 줍니다. 카메라 미학은 어쩌다 연출 없이 피사체가 다가올 때가 있더군요. 운동하시는 분들, 뭔가 은밀한 대화들, 그렇게 가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콤바인에 잘리는 벼는 장엄합니다. 낫에서 벗어난 문명의 이기들, 아무리 그렇더라도 농부의 함박 웃음보다는 못하지요. 기계는 기계일 뿐입니다. 어느 새 사각의 논을 삭발하듯 깎아버리네요.
하늘 높이 원앙이 날아갑니다. 제가 너무 근접했을 테지요. 카메라를 엽총으로 오인한 동물적 본능, 여전히 인간이 문제입니다. 노지 국화밭에 들어갔습니다. 저마다 아름다운 원색의 빛깔에 취합니다.
거미도, 소금쟁이도, 어린 아이도 저 밭에 물을 뿌리는 어르신의 정성도 가을 속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신호등 앞에서 멈칫합니다. 그래도 파란 불 앞에서는 자유입니다. 순조릅게, 오롯하게 참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2009.10.08 09:51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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