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랑 김문수 경기도지사 증인으로 부릅시다!"
"총리를 교과위 국감에 부르다니, 무슨 국감이 인사청문회입니까?"
애초 예상 쟁점은 무상급식과 경기도교육청의 교육국 설치였다. 여당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향해 검증의 날을 갈았고, 야당은 '김상곤 발목 잡기' 행태를 비판하려 했다. 그렇게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의 한 가운데에 인물 김상곤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8일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국감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핵심은 김상곤 교육감이 아니다. 정운찬 총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핵심이다. 두 인물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야당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여당이 팽팽히 맞서며 국감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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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지사가 성역이냐" "합의할 수 없다"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 국정감사는 정운찬 총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한 여야 공방 끝에 정회됐다. ⓒ 박정호
▲ "김문수 지사가 성역이냐" "합의할 수 없다"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 국정감사는 정운찬 총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한 여야 공방 끝에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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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논란] "서울대 재직시 억대 벌었으니 검증해야" - "교과위가 왜 총리를..."
교육과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운찬 총리가 국립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억대의 돈을 외부에서 벌어들인 사실이 드러났는데, 당연히 국감에서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인사 청문회도 끝났는데, 교과위가 왜 갑자기 총리를 부르느냐, 적절하지 않다"며 거부하고 있다.
오전 내내 이어진 설전과 공방. 결국 회의는 낮 12시께 정회됐다. 이어 교과위 여당 간사인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과, 야당 간사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마주 앉았다. 중재자로 이종걸 교과위원장이 배석했다. 두 간사의 대화 한 토막을 들어보자.
안민석: "정운찬 총리 증인으로 부릅시다."
임해규: "못 불러요! 국감이지 청문회가 아니잖아요."
안민석: "서울대 재직 시절에 사기업 연구소에서 억대의 돈 받았는데, 누가 검증합니까!"
임해규: "우리 교과위가 총리를 부르는 건 적절치 않아요!"
안민석: "이 문제 그냥 넘어가면 교사들 전부 사설 학원에서 돈 벌이해도 처벌 못해요!"
임해규: "요구할 걸 요구해야죠! 이건 야당이 국감을 파행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두 간사는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웃었다를 반복하며 계속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인사 청문회까지 마친 정운찬 총리가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건, 그가 사기업 연구소에서 억대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서울대 교수 재직시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비상근 고문을 맡으며 1억여 원의 연봉을 받은 걸로 7일 새롭게 드러났다. 현행 공무원법 64조 1항은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정 총리는 공무원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야당은 이 부분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넘어가겠다는 태세다. 그리고 여당이 '증인 정운찬'을 거부하는 건 "총리 감싸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정운찬 증인 출석을 빌미로 야당이 경기도교육청 국감을 방해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김상곤 감싸기"라고 야당을 비판하고 있다.
[김문수 논란] 증인 채택 설전이 '꼬붕' 이야기로 번지고...
또다른 논란의 핵심 인물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경기도청은 최근 경기도 제2청사에 '교육국'을 신설했다. 교육국 신설은 도교육청 업무와 겹친다는 지적이 많았고, 결국 "진보 교육감 김상곤을 견제하려는 장치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교육감 역시 "교육국 설치는 정치적 목적으로 교육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시도를 넘어, 행정적 오만함과 다수의 의회권력을 앞세워 교육감의 고유 업무를 방해하는 것으로, 철학의 빈곤이 빚어낸 월권적 발상"이라며 "김문수 지사는 교육을 혼란에 빠뜨리고 법률이 부여한 교육감 권한에 대한 월권적 행위인 교육국 설치 시도를 철회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교육국 신설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 큰 쟁점 중 하나다. 여야는 이 문제와 관련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의회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몇 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결국 김 지사와 도의원 증인 출석은 불발됐지만, 다시 야당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
임해규 간사와 안민석 간사의 대립과 입씨름을 다시 한 번 보자.
안민석: "김문수 지사 불러서 왜 어떤 의도로 교육국을 설치하는 좀 물어봅시다."
임해규: "왜 자꾸 다른 기관장을 불러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하면 되잖아요."
안민석: "(임 의원) 김 지사하고 친하잖아요! 비공개 간담회라도 주선해 주세요!"
임해규: "여기서 친한 게 왜 나와요? 도청 기획실장 등 증인 나왔잖어요. 궁금한 거 있으면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직접 도청 가서 물어보든가요."
안민석: "책임자한테 물어봐야죠! 기획실장은 그냥 시키면 하는 '꼬붕' 아닙니까!"
임해규: "아니, 꼬붕이라니.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겁니까? 그리고 교육국 설치가 왜 문제가 돼요? 난 좋은 것 같은데."
결국 안 의원은 "극히 부절적한 표현이었다"며 설전 중에 나온 용어에 대해 사과했다. 이렇게 김문수 지사 증인 채택 문제 역시 뜨거운 화두였다. 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증인 채택과 출석을 둘러싼 대립 뒤에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야당은 정운찬 총리 공무원법 위반 논란을 적극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김상곤 교육감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김문수 지사를 공격하는 게 효과적이다.
반대로 여당의 공격 포인트는 '진보'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이다. 빨리 국감을 열어야 피감 인물인 그를 공략할 수 있다. 하지만 오후 3시 현재 경기도교육청 국감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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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국감, '증인 정운찬' 공방 끝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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