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지구별에서 떨어진 별에 살고 있는 꼬마천사와 그의 여자친구 제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비록 짧고 직접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 글과 그림을 이해하면서 내가 지금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가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누가 했는지 모를 이 말에 따르면 꼬마천사는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았기 때문에 다툼과 시기, 미움에 빠져있는 지구별에 사랑과 행복을 전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씨앗이 자연스럽게 싹을 틔워 새로운 사랑으로 꽃이 활짝 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경험치를 나누어라"
얼마전 읽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집 <배움>이라는 책을 보면 가족 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을 위한 대화. 즉, 남편이 하루 동안 경험했던 일. 아내가 하루 동안 경험했던 일. 자식이 하루 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숨기려들지 말고 대화로서 경험치를 나누어 가지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이 책 <사랑해서 행복해>의 꼬마천사의 가족들(어머니와 할아버지)은 사랑과 행복을 최대가치로 여기고 있는 행성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꼬마천사가 보이는 이상한 변화를 바로 감지해내고, 편안하게 좋은 경험을 털어놓을 수 있게 이끌어준다. 그리고 꼬마천사의 사랑을 아낌없이 응원하고 조언도 곁들여준다.
"해님과 내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이 환하구나. 사랑에 빠지기라도 했니?"
"어떻게 아셨어요?"
"엄마는 네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네 슬픔이나 기쁨을 모두 느낄 수 있어. 네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면 많은 걸 알 수 있어. 엄마가 아빠를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나. 그땐 나도 온 세상을 끌어안고 싶었지. 네 기쁜 얼굴을 보니 엄마도 기쁘다. 새로운 행복에 대해 엄마한테 말해주지 않을래?"
이걸 현실에 적용시켜보자.
"야야~~ 무슨 좋은 일이고? 실성한 놈처럼 실실거리게."
"그냥요. 엄마는 몰라도 되요."
한참 동안 시간이 흘러서……. 엄마가 모든 것을 알게 된 이후.
"이 노무 자식아. 공부 열심히 한다고 해서 폰을 사줬더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기집들하고 전화하고 문자질이나 하고 있어? 이놈의 쉬끼"
대략 난감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현실에 대한 푸념은 이쯤에서 접어두자. 앞으로 잘하면 되니까.
이 사랑과 관심으로 똘똘뭉친 꼬마천사의 할아버지는 사랑에 빠진 꼬마천사에게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을 베풀고 키워나가라고 조언해준다. 그리고 '사랑의 열쇠'를 둘이서 같이 한번 찾아보라는 숙제를 내주는데…….
사랑과 행복의 결정체인 우리의 꼬마천사는 할아버지가 일러준 조언을 결코 허투루 듣지 않는다.할아버지의 조언을 가슴깊이 새기며 꼬마천사와 제니는 '사랑의 열쇠'를 찾기 위해서 길을 나선다. 하지만 처음에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열쇠라는 것은 보이질 않았다.
"과연 열쇠가 무엇일까?"
할아버지는 꼬마천사와 제니 커플에게 그리고 사랑을 하려고 있는 그리고 이미 시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은 것일까?
책 속에 들어있는 글의 양도 얼마 되지 않는데, 더욱이 핵심만 콕콕 찔러주고 있는데, 이런 비밀을 여기서 고스란히 밝혀줄 수는 없다. 다만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가르침이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배움>에서 당부하고 있는 가족에 있어서의 도리. 앞서 이야기한 경험치를 나누라는 메시지 이외에도 신뢰와 존경을 가지고 대해야 하며, 함께 서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자기 배우자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수 없다면, 또 항상 남편이나 아내가 감사할만한 조언을 해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그녀는 아내로서는 실격이며 오직 살림꾼에 불과할 것이며, 그는 남편으로서는 실격이며 오직 돈 버는 기계에 불과할 것이다."
"부부는 한 몸이며, 한 생각이며, 한 느낌이며, 한 행동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꼬마천사와 제니와 같이 사랑을 시작한 이를 두고 부부의 도리에 대해서 논하자니 좀 아귀가 맞지 않는 것도 같지만, 따지고 보면 둘 다 전부 사랑을 키워나감에 따라서 발전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이거나 저거나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하나가 되어 생활 속에서 '사랑의 열쇠'를 발견해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12 20:1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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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행복해
쿠르트 회르텐후버 지음, 이승은 옮김,
꽃삽,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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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는 '사랑의 열쇠'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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