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포니본격적인 자동차 강국의 계기가 되었던 포니. 이후 부품의 국산화 작업도 많이 진행되었다.
현대자동차
전통사회의 기술은 산업화 시대의 것과 다르다
소니라는 기업이 '타도 삼성'을 외치고, 현대자동차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선도 그룹이 된 요즈음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과거 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돈도 기술도 없이 그저 열심히 해보겠다는 노동력 하나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구었던 세대들은 자주 들어온 이야기일 것이다.
자동차, 라디오, 텔레비젼, X선, CT, MRI 등 산업화 시대의 기술과 상품은 과거 전통 사회의 기술이나 상품과는 많이 다르다. 전통사회의 기술과 상품은 어느 한 시기,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기업에 의해 갑작스럽게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의학 분야는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산업화시대의 아이디어로 의학사를 기술하여 왜곡되다한의학의 대표저술인 허준의 <동의보감>,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의방유취>, 그리고 향약의학을 집대성한 <향약집성방>은 한국의학의 삼대(三大) 저술이다.
과거 <향약집성방>은 한국의학에서 "처음으로 약의 자립(自立)"을 이룩한 책이라고 중요시하였다. 특히 일본인 미끼 사까에나 김두종의 관점에서 <향약집성방>은 조선 의약의 독자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최초의 저술이었다. 미끼 사까에는 고조선 이래로 중국의 속국(屬國)이었던 조선은 의학 역시 중국의 것을 모방해왔는데 비로소 조선 초기에 이르러서야 약을 자립시켰다고 하였다. 의학 이론과 기술, 치료법, 처방은 아직까지 중국의 것을 답습하고 있지만 약에서만이라도 자립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의 처방을 쓰되 값비싼 수입 약재 대신 국산 약재를 사용하여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오게 하였다는 것이 그 핵심논리이다. 수입 완제품을 쓰는 단계, 부품과 기술을 모두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하는 단계를 거쳐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야 부품을 국산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산업화 시대의 논리와 같지 않은가? 과연 전통사회의 의학지식이 산업화 시대의 기술이전과 마찬가지로 '수입-조립생산-부품국산화-독자기술'이라는 단계를 통해 이룩된 것일까?
중국에 신라 승려의 치료기록이 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