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훈씨곡간에 가득 쌓인 쌀가마 옆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김형만
임승운씨는 98년 귀향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농사에 경험이 없던 시절엔 본인 소유의 논만 경작했다. 젊은 사람이 없는 전형적인 어촌마을 노인들은 힘든 농사일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고, 젊은 사람들은 손 많이 가는 힘든 농사일을 멀리했다. 결국 그는 한 집 두 집의 논 농사일을 맡아서 해주다 지금은 자신의 논을 포함한 120마지기 논을 경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을 햇살아래 시끄러운 콤바인소리와 먼지를 마시며 걷어 들인 쌀부대를 곡간에 차곡차곡 쌓으며 "가을은 농부가 가장 행복한 계절이다. 이런 맛에 농사짓는 거지……. 올해 전국적으로 풍년인데 벼 수매가 잘되어 쌀값을 잘 받았으면 좋겠다" 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임승운씨를 뒤로 하고 텃밭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그리 크지도 넓지도 않은 텃밭에서 재배한 작물들을 정성스럽게 거두고, 손질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넉넉함을 주는 가을과도 같았고, 수수하고 순수한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통해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