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10.24 18:12수정 2009.10.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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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벨'이라는 악기를 본 일이 있나요. 밤벨은 '앙클룽(Angklung)'이라는 인도네시아 전통악기입니다. 오늘(24일) 밤벨이라는 악기를 처음보고 연주를 들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발표회가 있었는데 우리 딸 아이외 열 명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경남 진주시가 주최하고 지역아동센터 진주연합회가 주관하는 지역아동들의 작품발표회는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밤벨과 가야금, 탈출, 동화구연, 스포츠 댄스 따위를 갈고 닦은 아이들이 자기가 속한 지역아동센터 명예를 위해 연주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딸이 독특한 악기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했습니다. 아빠는 음악에는 전혀 소질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엄마를 닮아 그런지 제법 했습니다. 딸 때문에 아빠가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밤벨은 혼자 잘 한다고 아름다운 음악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아름다운 음을 내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악기 연주를 하면서 자기만 아니라 옆에 있는 동무까지 함께 생각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다른 아이들은 가야금 연주를 했습니다. 가야금을 연주하려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요.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부르는 아이들. 아이들은 언제 공부하고, 언제 가야금 연습까지 했을까요. 노래도 참 구성지게 잘 부릅니다. 솔직히 가야금 연주를 직접 들은 것이 처음닙니다. 가야금 줄이 몇 줄인지 아시는 분. 아이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12줄이라고.
탈춤을 춘다고 했는데 '탈'은 어디갔나요. 탈없는 탈춤, 하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열심입니다. 춤을 덩실덩실 추는 모습을 보면서 댄스음악만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닙니다. 우리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고 또 잘 합니다. 탈은 없지만 탈춤은 흥에 겨워 잘 추는 아이들을 보면서 풍류를 즐긴 조상들 피를 이어받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밤벨과 가야금, 탈춤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든 작품들을 전시까지 했습니다. 29개 아동지역센터 아이들이 만든 작품은 다양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아이들, 로봇을 만든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림을 보면 실력들이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가야금'과 인도네시아 '밤벨' 참 아름다운 소리였습니다. 조금 부족했지만 열심이 배워 온 마음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의미있고, 재미있는 발표회였습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연주하면서 아이들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2009.10.24 18:1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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