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3학년 국어교과서를 3권으로 할지 2권으로 할지에 대한 선호도조사입니다. 교과부가 정책메일을 받는 이들에게만 보낸 설문조사입니다.
현재 개발된 내용은 그대로 두고 선호도조사로 책 수를 결정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됩니다. 그간 현장교사들의 바램은 국어수업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도 바꾸고 책도 통합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신은희
그동안 초등교육과정연구가 너무 졸속이라는 비판 때문에 이제라도 제대로 연구하나 싶어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3권인 교과서를 2권으로 합치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본 한 선배는 한마디 합니다.
"내용도 상관 없는 3권과 2권이 무슨 설문조사 감이라고!"단순히 3권에서 2권으로 바꾸면 해결되나사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 3학년 실험본 교과서를 구해보니 3학년 2학기 교과서가 듣기·말하기·쓰기와 읽기 2권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구한 것은 3권짜리입니다. 모임에서 갑자기 2권이 맞아? 3권이 맞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일단 자세히 훑어보았습니다. 모임 선생님들과 무엇이 달라졌나 뒤져보니, 내용은 그대로이고 듣기·말하기·쓰기를 단순히 합쳐놓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인쇄과정에서 단원 순서 맞춰 풀칠만 해 놓은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안 그래도 중복되거나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져 책을 넘기기가 불편합니다. 적어도 책을 합치려면 내용이라도 더 정선하는 것이 원칙 아닐까요?
집필진에 참여하는 교사들 이야기로는 교과부에서 갑자기 2권으로 합치랬다, 아니다 내년에도 따로 갈 것이다, 이야기가 분분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있었던 교과서 토론회에서도 국어교과서 숫자를 하나 줄이겠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숫자놀음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은 안 바꾸면서 책 수만 갖고 이러는 게 좀 이상합니다. 원칙 없이 이러다 보면 이제 1권으로 합친다고 하는 건 아닐까요?
국어를 국어라 부르지 못하고...초등 국어 교과서 수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왔습니다. 5차 교육과정기에 국어의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문학 영역을 효율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교과서가 3개로 나뉘고, 4학년부터는 2권입니다. 이전의 교육과 획기적으로 새롭고 달라진 면은 있지만, 언어 학습이 분절적으로 이루어지고 학생들 학습부담을 늘린다는 비판이 계속 있었습니다.
게다가 국어시간이라면서 책은 계속 바뀌니까 학생들이 국어 교과의 정체성을 잘 모릅니다. 학급에 따라 아이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요일에 따라 고정되어 있기도 하고(보통 듣말-읽기-쓰기), 어떤 학급은 듣말 끝나면 읽기 이런 식으로 갑니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국어 교과와 세 교과서를 따로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저학년이 심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표에 꼭 국어(읽기), 국어(쓰기)라고 씁니다. 그래도 국어시간에는 이런 이야기가 꼭 나옵니다.
"선생님, 말듣 꺼내요, 읽기 꺼내요, 쓰기 꺼내요?" "선생님, 읽기 책인 줄 알고 가져왔는데 쓰기예요.""정말 분명히 쓰기 책 넣었는데 듣말이에요."책이 너무 무거워요그렇다고 단순히 책만 합치는 것은 더 문제입니다. 교과서가 3권인 것은 교육과정에 나온 내용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고, 개발도 여기에 맞게 된 것입니다. 교과부는 일단 "초등학생 친화적"하며 생색을 내겠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책만 무거워지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