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봉(상왕봉) 정상을 향하여
김연옥
이름 그대로 '가야의 산'이란 뜻을 지닌 가야산(伽倻山, 1430m)은 경상남도 합천군과 경상북도 성주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대가야의 시조인 이진아시왕과 금관가야의 시조인 수로왕을 낳았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가야산신(伽倻山神) 정견모주(正見母主)의 설화를 품고 있는 영산(靈山)이다.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봉(牛頭峰)으로, 또 불교에서 유래된 상왕봉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가야산 자락에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인 해인사(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가 자리 잡고 있다. 법보종찰(法寶宗刹) 해인사는 흔히 팔만대장경, 고려대장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대장경판(국보 제32호)을 소장하고 있어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대 사찰로 꼽히고 있다.
지난 1일, 나는 경남사계절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한 번 꼭 가고 싶었던 가야산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아침 7시 10분께 마산서 출발한 우리 일행이 백운동주차장에서 내려 백운동탐방지원센터(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시간은 오전 9시 10분께였다.
산악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흩뿌리기 시작해서 은근히 걱정했지만, 몇 차례 더 빗방울이 떨어지고는 아예 멎었다. 나는 백운암지(白雲庵址)를 거쳐 낙엽 깔린 길 따라 계속 걸어갔다. 가야산은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주변 경치들을 즐기면서 산행을 할 수 있어 좋다. 더욱이 한 폭의 그윽한 동양화를 보는 듯 운치가 있고 멋스럽게 생긴 소나무들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때마다 잘생긴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산객들은 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