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클로버문고. 최근 그 시대 추억담을 담은 책 <클로버문고의 향수>가 발간됐다.
클로버문고의향수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클로버문고' 한 권만 갖고 있으면 금세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한 번 보기 위해선 며칠 동안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었다.
<소년007> <바벨2세> <야망의 그라운드> 등을 클로버문고로 봤다. <기암성> <수정마개> <철가면>과 같은 고전들도 클로버문고를 통해서 접했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단행본 만화.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인 '클로버'가 주는 정겨움과 '문고'가 주는 정갈함은 만화와 잘 어울렸다.
그렇게 70년대를 풍미했던 클로버문고는 공룡이 사라진 것처럼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클로버문고는 오래 전 폐간했고, 헌책방에서도 찾기 힘들다. 이제는 어떤 만화가 클로버문고로 나왔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클로버문고는 왜 사라졌을까. 클로버문고는 그 시절 어린이들에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런 의문을 안고 네이버 카페 <
클로버문고의 향수>가 나섰다.
2004년 9월 문을 연 <클로버문고의 향수>는 회원수가 6000여 명을 헤아린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수많은 만화 애호가들이 회원이다. 심술통 시리즈와 <철인 캉타우>로 잘 알려진 이정문 화백, 국내 최초 피겨스케이팅 만화 <은반위의 요정> <두 개의 작은 별>을 그린 차성진 화백, <원시소년 잠바> <겨울나무의 노래>를 그린 최경탄 화백 또한 카페 회원들이다.
카페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최근 펴낸 책 <클로버문고의 향수>는 카페 회원들 땀이 빚은 작품이다. 공개 지원을 받아 뽑은 42명 필자들이 글을 맡았다. 이들은 70년대 소년·소녀였던 30대 후반~40대 회원들이다.
그들은 책을 만들기 위해 전국 헌책방을 뒤지는 것은 물론 해외 자료를 찾고, 당시 만화가들과 클로버문고 관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클로버문고는 만화를 만화방(대본소)에서 서점으로 끌어냈다. 밝은 면이다. 치부도 이야기한다. 상당수 만화가 일본만화를 베낀 작품이었다. 대놓고 자랑하기엔 떳떳하지 못한 과거다.
최대 히트작인 <바벨2세>가 바로 표절작. 그 외에다 일본 만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몇몇 에피소드, 장면을 그대로 가져다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점이 클로버문고 복간을 어렵게 하는 점이다. 저작권 문제가 걸리는데다가 표절이나 도용을 한 작가들이 떳떳하게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총 429권, 12년 동안 책 만들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