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를 식모 부리는 듯한 시어머니와 늘 울고 짜는 것 밖에 하지 못하는 며느리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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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시나 그러한 캐릭터로 가득한 탓에 드라마에서는 전방에 막장 드라마가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등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수상한 삼형제>에서는 훈훈한 가족애 따위는 애초부터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상 그야말로 절망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이 가족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물론 가족이라는 게 평온할 수만은 없으며, 세상 어느 가족에게나 골치 아픈 일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모습이 드라마로 옮겨 왔을 때 조금은 과장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조금은 이해가 가지만 수상한 가족은 문영남 이전의 가족의 모습처럼 막장 가족의 모습이다.
방황하는 큰 아들을 무조건 감싸는 엄마와 무조건 소리를 질러대는 아버지. 그러한 형 때문에 가족들은 바람 잘 날 없는 하루를 보낸다. 여기에 무조건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지긋지긋하다.
사실상 우리 모든 가족드라마에는 고부갈등이 들어 있다. 실제로도 그러한 고부 갈등을 겪어 힘들어하는 며느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친구들끼리도 오랜만에 나가 만나면 시어머니 흉을 보는 일도 많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너무나 과장되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도저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묘사한다.
전과자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 도우미를 향해 잔소리를 기본으로 도둑으로 취급하는 몰상식적인 태도를 보여줘 짜증을 유발한다. 철없는 아들 김건강을 무조건 감싸면서 며느리라는 이유로 그야말로 식모 부리듯 일을 시킨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도우미처럼 살아가는 며느리에게 친정식구들에게 돈을 빼돌린다며 도둑 취급까지 하는 등 그야말로 막장 고부갈등을 그리고 있다.
사실상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고 하는 일이 있지만 며느리를 도둑 취급하는 시어머니가 많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참아내는 며느리도 많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시어머니는 무조건 며느리를 비난하고 며느리는 눈물로 호소할 뿐 갈등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전과자는 큰 아들을 두고 사사건건 남편 김순경과 부딪히며 온 집안의 갈등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김이상의 사랑전선도 시청자들로써는 짜증 혹은 분노가 동반한다. 왕재수와 주어영과의 삼각관계에서 왕재수는 이름 그대로 재수 없는 행각을 펼친다. 양다리를 걸치며 주어영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이상은 주어영과의 연애를 시작했지만 문제는 왕재수가 아니라 주어영이다. 보통 여성이 나쁜 남자의 기질을 좋아한다는 일반 속설을 문영남 작가는 굳건히 믿고 있는지 나름대로 배우고 자신의 일을 하는 여성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을 배반한 남자가 다시 찾아왔다고 금세 흔들려 김이상과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주어영의 태도는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그것은 일반 대다수의 여성들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도우미의 엄마인 계솔희는 재혼을 했음에도 문제아 아들이 사고친 돈을 무조건 도우미에게 뜯어내고 그러한 모습을 질려하면서도 자신의 남편에게 돈을 요구하는 도우미 등 그야말로 훈훈한 내용 따위는 없다.
사실상 문제없는 가족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상한 삼형제>의 문제점은 그러한 가족들의 모습을 과장되게 그려내고 절망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즉,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모인 가족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자체가 <수상한 삼형제>는 너무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대신 갈등이 극에 달해 사실상 절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결국 불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수상한 삼형제>는 따뜻한 홈 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들의 바람과 달리 문영남 작가 특유의 막장 스타일의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물론 인기가도를 달리고는 있지만 과연 이 작품이 국민드라마로서 발돋움할 지는 미지수다. 아니 어쩌면 역시나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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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막장 구간이 펼쳐지고 있는 <수상한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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