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의 별미 "닭똥집육회에 소주한잔 어때요?"

[맛집] 여수 삼대농원의 '竹육회불고기'

등록 2009.11.17 10:41수정 2009.1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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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똥집은 쫄깃한 식감에 그 맛 또한 별나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안주다.
닭똥집은 쫄깃한 식감에 그 맛 또한 별나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안주다.조찬현

옛날에는 무슨 특별한 날이 되어야 닭을 잡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맘만 먹으면 아무 때나 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 시절 시골에서는 놓아먹이던 닭을 잡아 가마솥에 닭죽을 끓여 온 식구가 영양보충을 하곤 했다. 닭을 잡을 때면 닭똥집과 창자는 늘 어른들 차지가 되었다.


어른들은 닭 창자를 굵은소금에 박박 문질러 씻은 후 부지깽이에 둘둘 말아 아궁이 불에 구워먹었다. 닭똥집은 한가운데를 식칼로 갈라 이물질을 제거한 후 속껍질을 벗겨내고 잘게 썰어 왕소금을 찍어 술안주를 대신하곤 했다.

기름장과 함께 선보인 싱싱한 닭똥집육회

다양한 닭고기 요리를 한다는 여수의 삼대농원을 찾았다. 헌데 이집에서 아주 오랜만에  닭똥집육회를 만난 것이다. 분홍색의 싱싱한 닭똥집을 육회로 만들어 기름장과 함께 접시에 담아내왔다.

닭똥집(닭 모래주머니)육회는 주당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술안주로 어울리는 닭똥집은 쫄깃한 식감에 그 맛 또한 별나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안주다. 지방이 적고 콜라겐이 많아 피부노화방지와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이 집에는 없지만 닭요리 중 닭똥집볶음도 술안주로 추천할만한 음식이다. 닭똥집은 안쪽의 껍질을 벗겨내 깨끗하게 손질한 후 우유에 담가 냄새를 제거하여 뜨거운 물에 데쳐낸다. 그런 다음 양파 색색의 파프리카 청양고추 등의 채소와 통마늘 듬뿍 넣어 매콤한 소스에 볶아내면 쫄깃쫄깃 맛있다.


토종닭의 닭껍질과 가슴살을 발라낸 닭육회

 접시를 삥 둘러 닭육회를 배치하고 오이, 당근, 배를 채 썰어 준비했다.
접시를 삥 둘러 닭육회를 배치하고 오이, 당근, 배를 채 썰어 준비했다.조찬현

 토종닭의 닭껍질과 가슴살을 발라내 만들어낸 토종닭육회는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다.
토종닭의 닭껍질과 가슴살을 발라내 만들어낸 토종닭육회는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다.조찬현

메뉴도 좀 별다르다. '竹육회불고기'다. 이 메뉴는 어떻게 상이 차려질까 자못 궁금했다. 잠시 후 선보인 '竹육회불고기'는 토종닭육회와 토종닭불고기였다. 불판에 대나무를 쪼개 촘촘히 깔고 닭고기를 구워내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닭고기 요리 중에서 특히 육회가 두드러진다. 토종닭의 닭껍질과 가슴살을 발라내 만들어낸 토종닭육회는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다. 투박한 일반 농원의 그것과는 확연히 차별화가 되었다. 접시에 담아낸 솜씨하며 맛 또한 칭찬할만하다.

접시를 삥 둘러 닭육회를 배치하고 오이, 당근, 배를 채 썰어 닭육회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들의 조화로움이 좋다.

 숯불과 대나무의 조화라, 흥미롭고 건강한 발상이다. 지글지글 닭 익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숯불과 대나무의 조화라, 흥미롭고 건강한 발상이다. 지글지글 닭 익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조찬현

이제 숯불위에서 불판에 대나무와 함께 구워낸 닭불고기다. 팽이버섯도 곁들였다. 맛집으로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다. 숯불과 대나무의 조화라, 흥미롭고 건강한 발상이다. 지글지글 닭 익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육회에 구이까지, 포만감이 가득해 이제 다 먹었나 싶었을 때 육회를 떠내고 남은 뼈와 함께 삶은 닭이 나왔다. 뼈에 붙은 살을 발라먹는 맛 또한 좋다. 배가 부른데도 색다른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가득 담긴 닭죽

 배가 불러도 닭죽은 꼭 먹어볼 일이다. 안 먹으면 후회할 그런 맛이다 행복감이 가득한.
배가 불러도 닭죽은 꼭 먹어볼 일이다. 안 먹으면 후회할 그런 맛이다 행복감이 가득한. 조찬현

마무리는 고소한 닭죽이다. 일행이 1천원의 행복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그 값에 비해 맛은 탁월했다. 검정찹쌀(흑미), 찹쌀, 녹두에 닭육수를 이용해 끓여내서인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배가 불러도 닭죽은 꼭 먹어볼 일이다. 안 먹으면 후회할 그런 맛이다 행복감이 가득한.

각 호실마다 여수의 섬 이름을 붙인 것도 이색적이다. 백야도, 낭도, 사도, 오동도... 우리 일행이 들어간 곳은 백야도다. 산과 바다가 한곳에 있는 백야도의 전경과 특징이 잘 소개되어 있다.

 풋풋한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돌나물무침이 입맛을 자극한다.
풋풋한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돌나물무침이 입맛을 자극한다.조찬현

 시원하고 새큼한 묵은지 맛이 일품이다.
시원하고 새큼한 묵은지 맛이 일품이다.조찬현

톡톡 튀는 주인장의 깨어있는 발상인지 음식에도 이집 나름의 색깔이 있었다. 풋풋한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돌나물무침, 묵은지와 백김치, 나박김치, 양파김치 등의 찬도 기본은 넘어선 수준이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온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이런 날은 오랜만에 다정한 친구들과 어울려 닭똥집육회에 소주한잔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토종닭 #소주 #닭똥집 #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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