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 김태숙씨 "뱀을 만나도 무섭지 않아요"

[인터뷰] 토종약초 산꾼 김태숙씨

등록 2009.11.18 16:58수정 2009.11.18 17:3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토종 약초 산꾼 김태숙씨.
토종 약초 산꾼 김태숙씨. 임화숙

"하루 종일 온 산을 헤매고도 허탕을 치는 날에도 감사하다. 맑은 공기 마실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건강한 다리로 하루종일 걸을 수 있었음에도 감사하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감사함으로 산을 오르면 또 자연이 내게 선물을 준다."


산꾼 김태숙(창원시 상남동. 48)씨는 약초를 캐러 다니면서 삶의 원리도 깨달아간다고 한다. 산삼이나 귀한 약초들도 그것들을 애써 캐려 하면 안 보이고, 마음을 비우고 산을 다니다보면 보인다고 했다. 또한 자신과 인연이 닿아야만 내 것이 된다고.

그녀는 약초꾼이다. 약초를 캐러 다닌 지는 15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기관지염,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관절염 등 몸이 좋지 않아 그저 건강차원에서 등산을 다녔다. 그러면서 차츰 약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저 수입과 국산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약초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늘 목이 좋지 않아 목만 나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지나니까 자신도 모르게 목이 나아 있었다. 차츰 약초에 신뢰가 생기자 친정 어머니에게 토종약초를 권했고, 머리가 빠지는 남편에게 하수오를 권했더니, 머리가 덜 빠지고 나기도 했다. 그렇게 가족들까지 효과를 보자,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약초를 캐러다니기로 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약초 공부도 하고, 전국을 다녔다. 약초를 캐러 강원도 쪽으로도 가지만, 주로 가는 곳은 지리산 부근이다.

약초 먹고 좋아졌다는 전화 받을 때 보람, 그것이 약초 산행의 원동력

그녀가 지금까지 캔 약초는 수도 없이 많다. 산삼을 비롯하여 하수오, 더덕, 도라지, 잔대, 오갈피, 당귀, 노봉방, 개다래, 참다래, 천마, 하늘타리, 백선, 마가목, 송이, 지치, 천문동, 비수리 등이다. 이런 약초에 대한 공부는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했고, 나중에는 약초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효능이나 특징을 직접 배우러 다녔다. 약초를 캐면 그런 분들께 다시 확인을 받고, 동의보감, 사상체질도 공부를 했고, 동호인들과도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이런 약초들은 정리하고 씻어 말려서 술을 담그거나 다려 먹기도 한다. 요즘은 환도 만들고, 마사지 재료도 직접 만든다. 그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술은 300여병. 유리병은 공장에다 약초 길이만큼 직접 주문제작을 해서 공급받고 있다. 아파트 거실과 방 한 개는 온통 약초술병으로 채워져 있었다. 술은 대부분 3~4년 정도 되고, 더 오래 되었거나 올해 담은 술도 많다. 이런 약술이나 약초들은 주로 꼭 필요한 이에게 주거나 지인들에게 팔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루종일 온갖 거미줄 쳐가며,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 덤불을 헤치면서 캐낸 그 자연상태의 몇 뿌리 약초를 돈으로는 환산할 수가 없다.

그래도 건강상 꼭 필요하다 싶으면, 세상에 뭔가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또는 진심으 로 그분이 약초를 먹고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다. 그렇게 먹고 난 후 나았거나 좋아졌다는 전화를 받는 것, 그것이 그녀가 온갖 고생을 하며 약초를 캐러 다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때로는 뱀을 만나기도 하지만, 뱀은 사람이 공격하지 않으면 먼저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습성을 알기에 무섭지는 않다.


길 없는 곳을 헤매다 보면 손등이나 팔, 다리 등을 긁히는 건 예삿일이다. 가끔씩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로 여기고 또다시 산행길에 오른다. 산을 헤쳐가면서도 나무들을 훼손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길을 만들면서 다닌다고. 자연은 우리의 일부이고 우리가 돌아갈 곳이며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기에, 자연을 훼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신종플루도 결국 면역력이 관건, 토종약초로 면역력 기를 수 있어

요즘 신종플루가 대유행인데, 결국 그것도 면역력이 관건이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이 가지려고 한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심한 스트레스와 욕심으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사는 경우가 많은데, 신종플루가 어쩌면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지도 모른다. 마음을 비우고, 많이 베풀 때 결국 내가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또한 산지와 유통경로도 정확하지 않은 수입산을 많이 먹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토종자연산을 먹을 때 몸에 흡수가 잘되어 몸도 건강해진다.

몸에서 좀 쉬라는 신호가 오면 쉬어야 하는데, 그걸 그냥 무시하고 사니까 병이 오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자연속에서 배우고, 감사하는 삶 그녀가 행복한 이유다. 그녀의 개인블로그는 <산꾼의 약초방>이다.
첨부파일
김태숙씨 사진.JPG
덧붙이는 글 중앙복지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사진을 몇 가지로 올렸습니다. 알아서 실어주세요
#토종약초 #김태숙씨 #산꾼 #면역력 #산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2. 2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3. 3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4. 4 한 박스 만원 안 나오는 샤인머스캣, 농민 '시름' 한 박스 만원 안 나오는 샤인머스캣, 농민 '시름'
  5. 5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