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딸 가방에 담배가 한가득... 엄마 선물?

지금 바로 담배 끊는 확실한 방법!

등록 2009.11.18 17:42수정 2009.11.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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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온 고딩 딸 가방에서 담배가 왕창 나오다


깜짝 놀랐습니다. 필리핀에서 돌아 온 딸의 가방에 거짓말을 좀 보태면 담배가 1/3을 차지했거든요. 딸이 담배를 필까봐요? 아니요, 엄마 피라고 사다준 줄 알고 말입니다^^ 그런데 딸은 그런 깊은 속은 없었구요, 친한 오빠한테 줄 선물이랍니다.  

제가 그랬지요. 하고 많은 것 중에 몸 상하는 걸 선물로 주는 이유가 뭐냐? 너는 생각이란걸 장식으로 여기냐, 라고 말했다가 딸의 눈꼬리가 살짝이 아닌 왕창 올라가면서 "어머니!!!!" 라고 하기에 바로 꼬리를 내렸습니다. 요즘 것들은 무슨 말을 못하게 합니다.

여러분은 담배, 피워 보셨나요? 저요? 제가 안 해본 것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제가 생긴 것은 얌전하게 생겼지만 안해본 것 없이 다 해봤습니다. 그러니 담배도 당연히 피워봤지요. 제가 가장 부러웠던 건 술, 담배를 억수로 하고도 멀쩡한 얼굴을 가진 친구들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술도 안받고, 담배도 안받는 무척 공주과의 체질을 타고 났습니다. 

담배는 중독성 물질이 맞다, 끊어도 생각난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굳이 먹지 않아도 술, 담배를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한동안 피워 본 담배는 확실히 중독성 물질이 맞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담배를 안 피우다 몇 년 만에 한대 피웠는데 그 후로 화가 나거나 하면 담배 생각이 나는 겁니다.  


담배에 관해서 우스개 일화가 있습니다. 남편하고 대판 부부싸움을 했는데 남편이 어디서 났는지 담배를 한대 무는 겁니다. 남편은 술은 엄청 마셔도 담배는 잘 안피우는 사람입니다. 그런 남편이 담배를 피니 저도 따라서 한대 피웠지요. 그랬더니 심각하게 싸우던 중인데 남편 하는 말이, 

"야? 넌 끊은 담배를 왜 또 피우냐?" 하는 겁니다.
"내 맘이다, 담배는 나만 끊었냐? 당신도 끊었지? 이 담배 어디서 났어?"라고 말이지요^^.


오늘 질문하신 여자분은 아이가 둘이라는데 담배가 안끊어져서 고민이시랍니다. 고민이 되긴 하겠네요. 이럴때 법륜 스님은 어떻게 말씀하실지 들어보시죠. 혹시 "그냥 피워라" 이러시는거 아닌가 몰라요. 스님이 좀 짖궂으실 때가 있잖습니까^^ 

질문

나이는 42세이고 아이가 둘 있습니다. 20여 년 전 대학교에 입학한 후 여성 권리를 주장하면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도 피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좀처럼 끊어지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요. 생각처럼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법륜스님 법문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벗어나려면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워야 한다

그냥 피우세요. 끊고 싶어도 안 끊어지면 피우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나 제가 볼 때는 끊어집니다. 아무리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도 담배를 안 피우고 있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담배는 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입에 담배를 물고 있기보다는 계속 안 피우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피우는 사람도 끊고 있는 중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담배를 피웠다 끊었다 하잖아요.

그래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자유롭고 싶으면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워야 합니다. 아무리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우면 됩니다. 그러면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고 열흘 지나고 한 달 지나고 1년이 지나면 저절로 안 피우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말들로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다고 하겠지요.

"담배를 못 피워 몸이 아프면 어떡합니까?" 그래도 안 피워야 합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밀려오는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합니다. "어지러운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합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목을 매달고 죽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이 드는 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합니다. 이렇게 어떠한 사정도 봐주지 말고 안 피우겠다는 다짐을 밀고 나가야 합니다.

담배 피울 핑계거리를 만들지 말고, 용납하지 마라

담배를 피우다가 안 피우면 자꾸 핑계거리가 생깁니다. '몸이 아프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안 피우면 뭐 하느냐? 오랜 산다고 꼭 좋은 거냐?' 하고 담배 피울 핑계를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도 용납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용납하지 않는 것을 '대결정심'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에 앉았을 때 '내가 깨닫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다'고 결심을 하셨어요. 죽기를 각오하신 것입니다. 부처님이 깨닫는 것에 비하면 담배 안 피우는 것은 훨씬 쉬운 일입니다.

예전에 어떤 거사님이 저한테 물었어요. "스님. 죽어도 담배를 못 끊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냥 끊으세요." 그랬어요. "그냥 어떻게 끊습니까?" "안 피우면 됩니다." "어떻게 안 피웁니까?" "손에 뜨거운 컵을 쥐면 '앗! 뜨거' 하면서 그냥 컵을 놓아버리지요? 그럴 때 컵을 어떻게 놨냐고 누가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겠어요. '뜨거우니까 그냥 놨다.' 이러겠지요? 그런 거처럼 담배도 그냥 안 피우면 됩니다."

뜨거운 컵을 쥐고 이걸 어떻게 놓느냐는 것은 놓기 싫다는 말

우리가 뜨거운 컵을 쥐고 이걸 어떻게 놓나 하고 방법을 묻는 것은 놓기 싫다는 말입니다. 그것처럼 담배도 피우고 싶어서 안 끊어지는 거예요.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자식도 안 보이고 건강도 안 보이고 천하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는 생각 자체를 바꿔 버려야 합니다. 정말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결심하면 지금 이 순간부터 내가 담배를 탁하고 놓아버려야 해요. 아무리 피우고 싶고 잠이 안 오고 몸이 막 아프고 해도 그냥 안 피워야 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마장(魔障)이라고 부릅니다.

온갖 핑계로 담배가 피우고 싶더라도 그 순간 안피우면 끊을 수 있다

마장이 심하게 오면 몸이 아프고 몸 아픈 것이 지나면 마음이 바뀌어 버립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건 고행이 아닌가? 부처님이 고행을 버리고 중도의 길을 가라고 했는데.' 하면서 부처님 말씀의 탈을 쓰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건 말건 상관하지 말고 굳은 의지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끊어집니다. 이것 말고는 다른 어떠한 방법도 없습니다. 온갖 핑계로 피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 생각을 놓고 그냥 그 순간에 담배를 안 피우면 담배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담배를 끊고 싶으면 대결정심을 내시기 바랍니다.

거봐요. 제 말이 맞죠? 그냥 피우라고^^
그냥 안피우면 된다는 말도 그냥 피우라는 말과 동일한 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 말씀이 와닿는 것이 제 친정아버지께서 골초셨습니다. 그런데 제 고등학교때 저희들에게 담배와 술을 동시에 끊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단 한번도 입에 안대셨습니다. 심지어 제 결혼식날 친척분들이 이런 날은 술 한 잔 해야 한다고 권하셨는데도 끊으셨다고 안마셨답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건강에 좋다고 한 두 잔 하라고 하셔서 한 두 번 드신 적이 있으셨는데 술로 건강해지는 건 싫다고 안드십니다. 담배는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안피우시고요. 저희 아버지 독하지요? 제가 그런 아버지 딸입니다^^ 한 번은 제가 아버지께 여쭸습니다. 

"아부지, 담배 어떻게 끊었어?"
"그냥 끊었제."

"그냥 어떻게 끊었어?"
"그냥 안피웠제."

아버지께서 제게 장난치시는 줄 알았는데 법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보니 정말 확실한 정답이네요. 어떻게? 올해도 다 지나가는데 내년에 담배 끊어보실 의향 없으신가요?
올해까지는 죽어라 피우시고요, 내년에 한방에 끊어보세요. 설마 올해 남은 한 달 반 죽어라 피웠다고 어떻게 되겠어요^^ 

여러분~ 오늘 밤 안에 꼭 성불하세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담배 #정토회 #법륜스님 #즉문즉설 #날마다 웃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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