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그것은 건강과 회복의 다른 이름!

딸이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등록 2009.11.23 15:07수정 2009.11.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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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입원수속 밟으며... 저만치 딸, 그리고 아들의 모습이 보이고...
병원...입원수속 밟으며...저만치 딸, 그리고 아들의 모습이 보이고...이명화

'일정기간 병원에 머물던 환자가 병원에서 나옴'이 퇴원의 사전적 의미이다. 퇴원은 대개 두 가지의 상황이 있다. 하나는 아팠던 사람이 온전히 회복되어서 병원 문을 나서는 경우이고, 또 한 경우는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없는 중병인 경우 즉,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어 퇴원하는 경우이다.


딸이 퇴원하고 보니 새삼스레 퇴원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감사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건강이 얼마나 큰 재산이고 복인지 건강을 잃어보기 전에는 실감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 사람들이 살아간다. 집안 식구들 중, 또 가까운 친척, 친구들 가운데 아파 고생하는 것을 보거나 병이 났을 때,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하나님이 주신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동안 몸을 건강하게 지켜 주신 것에 감사하게 된다. 평소에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건강한지 건강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잊고 산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이 건강의 축복을 안다. 얼마나 고마운 단어인가.

...!!! ......언제나 어여쁜 딸이다...
...!!!......언제나 어여쁜 딸이다...이명화
퇴원이란 놓여남이고 자유의 다른 이름이며 건강과 회복의 다른 이름이다. 갑자기 아파 병원에 입원했던 딸이 일주일동안 치료를 받고 회복되어 퇴원했다. 딸은 새벽에 갑자기 아파서 새벽에 병원 응급실로 갔고 이튿날 다시 병원에 갔다. 딸이 병원에 가던 그날, 아침 일찍 나는 서둘러 부산으로 향했다.

애들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병원으로 함께 동행했다. H병원 1층에 들어서자 접수창구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앉아 있었다. 병원에 오니 신종플루 유행이 실감났다. 벽 쪽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남자로 마스크를 하고 있고 접수창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 등 많은 사람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마치 병원에 오면 세균이 더 득실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접수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앉아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다. 종합병원이라 시간이 제법 걸렸다. 마침 딸의 순서가 되어 접수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내한 대로 신경내과로 갔다. 의사가 진료하고 있는 방 문 밖에 앉아 몸무게를 재고 소변검사를 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와 면담했다.


일주일간 입원치료 받고, 일주일간은 약을 복용해야 한단다. 입원수속을 밟았다. 통원치료를 할 수 있을 경우를 생각해두고 있어서 혹시나 하면서도 입원 준비를 해 오지 않았는데 역시 입원해야 한단다. 일주일간 있을 6층 병실을 둘러본 뒤 다시 아들딸과 함께 나와 늦은 점심을 먹고 옷가지랑 세면도구 등을 챙겼다.

딸은 병원에 있을 동안 책이나 실컷 읽을 거라며 챙긴 몇 권의 책과 노트와 필기도구 등을 넣어 가방이 불룩해 제법 무거웠다. 나는 '엄마도 예전에 그래봤는데, 사실 책 잘 안 읽어진다. 책 읽는 것이 얼마나 에너지를 요하는 노동인지 아파보면 안다'고 해도 '그래도!' 하며 꾸역꾸역 챙겨 넣었다.


몇 번의 검사와 입원절차를 밟고 이래저래 하다보니 한나절이 다 지나버렸고 몸도 지쳤다. 병실에 옷가지랑 과일이랑 주스랑 티슈랑 챙겨 넣었다. 딸이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동시에 간호사가 들어왔다. 딸의 야윈 팔에 바늘을 찔렀는데 혈관을 못 찾았는지 두 번이나 실패했다. 딸앤 아파서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며 '좀 살살해요~'하고 말했다.

병실 안... 입원 첫 날...진통제를 맞고 통증을 호소했던 딸이 겨우 안정을 취하고 링거를 맞고 누운 딸의 모습...
병실 안...입원 첫 날...진통제를 맞고 통증을 호소했던 딸이 겨우 안정을 취하고 링거를 맞고 누운 딸의 모습...이명화

간호사는 작은 목소리로 주사 주는 게 무섭다고 했고 딸은 '간호사가 주사 주는 걸 무서워하면 어떡해요!'하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잘 참았다. 초보인 듯 했다. 안 그래도 아픈 애를 생으로 더 아프게 하는 것 같아 서툰 간호사가 괜히 얄미웠고, 누구나 다 처음부터 잘 하는 일이 있을 수 없다지만 하필이면 혈관 주사도 제대로 못 놓는 간호사가 걸릴게 뭐람, 하는 생각에 불쾌했다.

야윈 팔 두 군데나 엉터리로 찌른 주사바늘 자국이 남았다. 안되겠는지 옆자리에 누운 환자에게 주사를 놓고 가던 다른 간호사가 딸 쪽으로 와서 다른 팔에 놔보자고 했다. 단번에 놓았다. 숙달된 솜씨였다. 안심도 순간, 진통제를 맞자마자 딸의 안색이 변하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얼굴과 목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가슴과 배, 허리, 목이 못 견딜 정도로 아프고 기침이 나오면서 침이 안 삼켜지고 목에서 냄새가 올라오는데다 토할 것 같단다. 내 눈에 보기엔 얼굴도 갑자기 커지는 것 같았고, 양쪽 뺨엔 모공이 갑자기 확장되어 마치 화장독이 오른 여자의 얼굴처럼 모공처럼 확장되었다. 주사 쇼크였다.

간호사는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얼른 주사를 빼지 않고 '어디가 아프냐'고만 자꾸 물었다. 몸을 비틀며 통증을 호소하는 딸의 말을 몇 마디 듣고서야 주사약을 뺐다. 나는 하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간호사가 괘씸했다. 주사약을 뺀 간호사는 링거를 꽂고 속에 남아 있는 약 성분을 빨리 빠져나가게 했다.

간호사는 '가끔 진통제약이 안 맞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이 진통제는 다시 안 놓는다고 했다. 첫날 첫 시간부터 이렇게 힘들게 하니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며칠 입원치료만 받으면 나을 거라고 생각하며 크게 심려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더 병을 얻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딸은 통증이 사라지고 모공도 본래대로 여린 피부로 돌아왔다. 붉게 열이 올랐던 피부도 제 위치를 찾았다. 천만다행이었다. 딸은 처음부터 놀라서 그런지 링거를 꽂은 채 침대 깊숙이 얼굴을 묻었다. 입원 첫날 첫 시간부터 연거푸 이런 일이 일어나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음을 놓을 수 없어서 어두워지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조금 괜찮아지자 딸은 '아마도 주사 잘 못 놨던 간호사 언니, 야단맞았을 것 같다'며 남 걱정까지 했다. 병원에서 책이나 실컷 읽을 거라던 딸은 어지럽고 힘이 없어서 제대로 책을 읽지도 못했고 3일도 채 되기 전에 퇴원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병원에 못 가는 날이면 하루에 몇 번이고 전화를 했다.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조금 낫나보다 싶어 안심이 되었지만, 조금만 목소리가 힘이 없고 처져 있어도 가슴이 철렁했다. 일주일 동안 낸 마음은 병원에 있는 딸한테 가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이고 전화하고 또 전화했고 또 찾아갔다. 덕분에 몸살까지 나서 잠시 앓기도 했다.

... 근래 들어 사진찍기를 좋아해 수동 카메라를 구입...사진을 즐겨 찍는다...
...근래 들어 사진찍기를 좋아해 수동 카메라를 구입...사진을 즐겨 찍는다...이명화
자녀가 아프면 그 무엇도 위로가 안 되고 마음의 빛을 잃나보다. 그것이 모정인가보다. 매일 아침마다 기도제목 속에 빠지지 않는 자녀를 위한 기도지만, 일주일 내내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또 무슨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 '괜찮을 거다 걱정하지 마라'고 딸한테 말하면서도, 혹시 어디라도 더 아플까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순간순간 기도하며 지냈다.

아침엔 쌩쌩한 목소리다가도 저녁에는 또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또 어디 아픈가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서인지 밤엔 꿈도 어지러웠다.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중 며칠 만에 퇴원하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꽤 힘든 병인지 일주일 내내 봐도 그대로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도 있었다.

부산까지 몇 번 오고가는 가운데 일주일이 훌쩍 지나갔다. 퇴원절차를 밟고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일주일째 되던 날, 낮에야 퇴원수속을 밟았다. 딸은 병원 밖을 나서며 '살 것 같다'고 '정말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햇살 속에 서있는 딸의 표정이 사뭇 밝았다.

다시 몸이 회복되어 병원 밖으로 나와서야 나는 마음을 놓았다. 고맙고 감사하다. 퇴원… 이 얼마나 반갑고 좋은 단어인가. 딸이 일주일간 병원신세를 졌다가 드디어 퇴원한 것이다. 퇴원… 그것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퇴원, 그것은 회복의 말, 건강의 또 다른 이름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딸 #병원 #회복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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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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