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학교건학 이념은 민족자존과 문화창달로서 이를 위하여 오늘도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김한솔
사실 2007년 본회의 당시 법안 반대 이유에 대해 한동안 논란이 있었다. 당시 심재철 의원과 김영선 의원의 반대 이유가 꽤 석연찮았기 때문이다. 당시 심재철, 김학원, 김영선 의원의 반대와 찬성 이유를 국회 의록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심재철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2가지 문제점이 생길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첫째는 각 분야마다 서로 대학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교육부가 아닌 각 부처별로 대학을 설립하겠다고 난립할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석사과정을 만들면 박사과정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당연히 나올 것이고 이 경우 다른 대학들도 박사과정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며, 이 경우 한국 교육체제에 매우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은 찬성토론을 하면서 심재철 의원에게 반론을 제기하였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이미 대학교 과정으로 존재해 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특수대학교는 다른 부처에도 이미 다 존재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전통문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대학교가 없어 문화재청에서 설립하게 되었지만,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대학원 과정을 거쳐 충분히 학술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다시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영선 의원은 ETRI를 예로 들어서 당시 정보통신부 전직 장관이 편법을 통해 한국정보통신대학원을 만들고 또다시 대학교까지 만들어 문제가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래서 온갖 프로젝트와 예산이 대학교로 들어갔지만 결국 카이스트와 합쳐지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경우 예산의 왜곡 문제가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학교는 결국 퇴직 장관을 위한 것이 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돈이 가야된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이러한 논의를 거쳐서 부결되었지만, 당시 반대토론에 나왔던 국회의원들이 놓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들은 진정 우리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이나 발전의 시각에서 한국전통문화학교를 바라보지 않고, 명확한 이해가 없이 당리당락이나 예산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그 다음 해인 2008년, 우리는 숭례문 소실사건을 겪게 되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법안과 숭례문 소실사건이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과연 국회나 정치인들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에 얼마나 큰 관심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그러한 문화재를 관리하고 보존하며, 또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역할을 도와주기는커녕, 도리어 훼방한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문화재 관리 및 보존이나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취지로 설립된 학교로는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유일하며, 상호 학과들이 서로 유기적이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문화유산 관리 및 보존과 계승을 할 때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하지만 현행체제처럼 단지 4년의 교육을 받고 바로 현장에 파견되거나 전문가로서 활동하기에는 기간이 짧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제대로 된 전문가로서 활동하려면 최소한 대학원 이상의 과정을 밟아야 하지만, 애초에 특수화된 대학교이기 때문에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살려 대학원으로 가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심한 경우엔 오히려 전혀 다른 학과를 선택하여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마저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애초에 한국전통문화학교를 설립하게 된 목적을 제대로 이룰 수 없게 된다. 한국전통문화학교를 설립한 목적은 우리의 체계적인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전문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해 국가가 지원해주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육성하려면 어느 정도 여건을 갖춰주어야 한다고 본다.
즉 이번 법안은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이지 학교의 이익을 위해 억지주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발해 발굴을 함으로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수 있는 여러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각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민족자존과 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숭례문 소실사건으로 문화재 관리 및 보존에 관심이 높아진 지금, 더욱더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국가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