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현씨의 '들라크르와-민중을 이끄는자유의 여신'.
광주시립미술관
TV, 영화, 인터넷을 점령하다시피 한 패러디문화와 우리시대의 왜곡된 소비형태인 명품 열풍, 그와 동반된 짝퉁 천국인 우리시대의 문화와 소비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미술계 또한 차용과 패러디가 대유행이다.
특히 팝 아트나 극사실주의 경향으로 그려진 유명인의 초상화와 명화를 차용하여 재구성하는 작품, 명품이나 기업의 상표를 차용하는 작품들이 미술품 경매시장과 아트페어의 활성화에 힘입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술사에서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 중 상당수는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하고 인용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현대 미술가들은 더욱 적극적인 차용과 패러디를 통해 기존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거나, 사회와 미술계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특히 뒤샹이 위대한 예술품 '모나리자'에 낙서하듯 수염을 그려 넣은 혁명적인 사건 이후, 미술가들은 작품을 구상하거나 창의력을 동원하는 대신 단지 선택만 하면 되는 단초를 제공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