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현지 한국 노동자들 "탈레반 테러에 떨고 있다"

삼환기업 노동조합 "재파병 확실시되면서 현장 인근에서 수많은 테러 발생"

등록 2009.12.03 14:37수정 2009.12.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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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앞 기자회견 3일 오전 10시 삼환기업 노동조합은 외교통상부 앞에서 아프간 현지 진출 한국인 직원에 대한 신변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외교부 앞 기자회견3일 오전 10시 삼환기업 노동조합은 외교통상부 앞에서 아프간 현지 진출 한국인 직원에 대한 신변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삼환기업 노동조합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삼환기업 노동자들이 탈레반의 지속적인 공격에 노출되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삼환기업 노동조합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추가 파병이 확실시됨에 따라 과거 비교적 안전이 보장되었던 삼환기업 현장들 인근에서 수많은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후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삼환기업 홍순관 노조위원장은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정확한 현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아프가니스탄 현장에는 수십 명의 한국인 직원 및 기능원들이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환기업 건설현장에서는 지난 8월 2일 현지인 운전기사 피습, 10월 9일 건설장비 방화, 10월 11일 현장차량 총격 피습 등 탈레반의 공격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끊이지 않는 탈레반의 위협... 폭발물 사고에 박격포 동원 공격까지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직원들이 이메일로 보내온 현지 상황을 공개했다.

이메일 내용에는 1주일에 1~2회 탈레반에 의한 박격포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 한 한국인 직원으로부터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매설되었던 폭발물이 터진 사건, 현장 인근에서 탈레반이 박격포를 동원하여 아프간 경찰 초소를 공격해 1시간 동안 약탈하고 방화한 사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삼환기업 노동조합은 노조 게시판에 현지 직원들의 신변 위험이 가중되고 있으며, 현장으로 이동할 때 동행하는 경비원 한두 명으로는 불의의 테러에 대책이 없다며 불안해하는 내용의 글도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회사에서 안전대책을 세워놓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문제가 터지면 할 수 있는 일이 메인 캠프로 피신해서 숨죽이고 나오지 않는 정도의 소극적 대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추가파병으로 인해 탈레반이 공격목표를 한국기업으로 집중할 때 기업은 공사를 포기하고 직원들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손실은 기업이 모두 책임져야 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공사를 포기할 때 회사는 공사이행보증금과 건설장비 손실 등 약 1억 불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과연 회사가 적시에 직원을 철수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노조는 "국가가 결정한 한국군 추가 파병으로 인해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는 국가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히고, "정부가 주장하는 국익에 의해 국민들이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지 못하는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프간 재파병 #삼환기업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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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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