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성헌 의원실 주최로 열린 '세종시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세종시 원안은 수도 분할이 아니라 행정부처 몇 개를 옮기는 계획으로 한 곳에 부처가 모여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제왕적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업, 대학, 연구소 유치 등의 현실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며 원안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남소연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정통 보수 논객'으로 손꼽힌다.
이 교수는 지난 2005년 당시 범보수진영 지식인 100명 중 한 명으로 '대한민국의 자유 헌법 정통성 수호를 위한 지식인 선언'에 동참했고,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과 함께 자유선진당의 창당 발기인으로도 참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 교수는 우파 진영으로부터 '제2의 진중권'으로 비난받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에서 비롯된 촛불 정국부터 검찰의 PD수첩 수사, 4대강 정비사업, 용산 참사, 미디어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최근의 핵심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세종시 논란에 대해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이 완전히 고장나 있다"며 "(참여정부 때 여·야가 합의한) 세종시를 수정하려면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인들은 그런 감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혼자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며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믿는 게 옳다는 환상에 빠져 이라크전에 실패한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처럼 아주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시와 비교해 세종시 수정론을 주장하는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편집증적으로 자기 시각에 맞춰서 세종시를 생각한다"며 "과천이 자족기능을 염두에 두고 만든 도시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또 최근 착공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4대강 정비사업과 관련 "편법이 또 다른 편법을 낳고 있는 사업"이라며 "사필귀정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최근 자신을 둘러싼 우파진영의 논란에 대해서 "한 번 보수였다고 계속 보수여야 하나? 시대에 따라 담론은 변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의 진보·보수 담론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 민주·법치 담론으로 바뀐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세종시 수정 담론, DJ 정부 때와 비교돼...정책결정 과정 완전 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