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이후 한국정치에 지방자치가 부활하던 1991년. 약관 28세에 지방자치를 통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박광호 의장. 그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어린(?) 나이에 현실정치에 뛰어 들었을까. 사회에 대한 자각과 정치에 대한 인식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을 때인 그 나이에 무엇에 그리 홀려 험난한 정치판에 선뜻 들어섰는지. 첫 번째 낙선하고 이후 1995년 드디어 지방정치에 입성한 그. 세월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바꿔놓기 마련이다. 첫 선거에 도전했을 때의 팔팔하던 패기가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제 원숙한 맛도 풍겨진다. 지난 11월 중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은데요.
"하루에 축사를 7~8번 합니다. 어느 때는 열 번이 넘을 때도 있습니다. 봄·가을로는 새벽 1시에 귀가합니다. 애들 얼굴을 못 볼 때가 많습니다."
- 하숙생이시네요.
"그런 셈입니다. 오는 11월 20일경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기에 맘이 더욱 바쁜 기분일 때도 있습니다."
-현재 순천시의회 최 다선의원으로서 중요한 시기에 의장직을 수행하고 계신데.
"감사하고, 영광스럽고 항상 시민에게 필요한 사람으로서 활동하길 원합니다. 지방자치 20년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늘 살피는 의회의 기본적 책무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 전국적으로 4선의원이 드문데요.
"처음 출마해서 낙선한 것 까지 지방자치선거를 다섯 번 치른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방자치는 큰일과 작은일 등 모든 일을 잘해야 합니다. 시기적으로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마침, 큰 획을 긋는 중요한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마무리가 순천 발전에 큰 동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충고, 늘 받아 들이는 의회와 행정이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내년 시장선거에 출마한다고 들었습니다.
"민선 5기 시장직에 도전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통해 충분히 행정에 대해 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부 합니다. 그리고 이제 시장직도 지방의회를 경험한 의원들 중에 나올 때도 됐다고 생각하구요. 시민들도 충분히 동의할 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민주당 공천에 자신 있고, 공천을 받으리라 확신 합니다."
-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확신 하는지요.
"모든 정치의 중심적 힘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온 지난 20년을 돌아보면서 존경하는 시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천 또한 민주적 방법과 절차에 의해 진행될 것이기에 확신 합니다."
- 항간에는 도의원으로 출마한다는 말도 파다합니다만.
"한마디로 유언비어입니다. 아마도 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선거에 뛰어들 때 무소속으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황색돌풍(평민당) 속에서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선거에 임했었습니다. 그리고 승리했고요. 무조건 시장직에 도전하고 다른 계획은 없습니다. 도의원을 할 것 같았으면 이전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원직을 계속한 것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제 나름의 정치철학입니다. 보다 더 가까이 시민들과 호흡하기 위해 시의원을 고수했던 것입니다."
- 때를 맞추어 책도 출판 하셨는데요.
"공요롭게도 올해가 벌써 제가 정치에 입문한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젊음을 바쳐 올인 해 온 지방자치를 결산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향후 지방정치에 참여할 후배 정치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시기 또한 내년의 시장출마와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 그런면에선 전반기보단 후반기 의장직이 이점이 많겠습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만 대외적으로 일할 때 오히려 불리할 때도 있습니다. 타이틀이 누가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의회 기능적인 측면에선 지역구행사보다는 전체적인 틀을 봐야 하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저는 이미 오래전에 계획한 뜻이었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 홈페이지 도메인주소가 '코리아 2010'입니다. 1997년도에 정해놓은 도메인입니다. 그만큼 저는 이미 오래전에 시장직을 염두에 두고 지방정치를 해왔습니다. 준비된 시장이라고 말씀드려도 전혀 지나침이 없습니다."
- 노관규 시장께서 후보들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던진 말씀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직무에 임할 땐 최선을 다 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임기동안 잘 되기를 원하고 시민에게 사랑받는 시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건 상식이고 인격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칭찬선거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상대의 장점을 살려주고, 저의 비전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아름다운 선거문화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 애로사항이 있다면.
"처신의 문제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의장이 되다보니 좌고우면 하면서 고민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박광호 개인보다는 의장으로서 사명에 맞는 충실성을 요구 받습니다. 시간도 쫒기는 기분이구요."
- 문화예술인(서예인)으로서 정치를 하는 드문 케이스인데요.
"문화예술인으로서, 작가로써 정치를 할 때에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마음을 수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누구보다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폭이 넓다는 것도 장점 중에 하나구요. 예술인들의 바람과 문예진흥정책 등 많은 부분들을 경험에 의해 정책에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 혹시 선거 앞두고 개인전을 하실 계획은 있으신가요.
"제가 4년 주기로 서예개인전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도에 했으니까 2012년에 할 생각입니다."
-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지난 20년을 한결같이 성원해 주신 시민여러분과 주민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시 행정을 견제하는 입장에서 직접 행정을 펼치는 자리인 시장직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늘 그랬듯이 깨끗한 순천, 아름다운 순천, 행복한 순천, 살맛나는 순천, 말 그대로 순천이 順天(하늘의 순리를 따르는) 되어지는 역사를 이루어 나가고자 합니다. 시대는 요구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의회에서 충분히 훈련받고 검증받은 저에게 보다 구체적인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우리신문에도 중복게재 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서 중복송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2.08 18:02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내년 시장선거에 출마, 20년 지방정치의 경험 살리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