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발전기금 1000억원, 딜레마로 '끙끙'

출연금 수령 놓고 정부와 삼성중공업, 피해주민 등 입장 차이 커

등록 2009.12.08 16:35수정 2009.12.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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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금은 어디에? 기름유출사고 이후 삼성중공업이 도의책 책임의 일환으로 출연한 1,000억원의 발전기금이 진토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출연금은 어디에?기름유출사고 이후 삼성중공업이 도의책 책임의 일환으로 출연한 1,000억원의 발전기금이 진토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정대희
▲ 출연금은 어디에? 기름유출사고 이후 삼성중공업이 도의책 책임의 일환으로 출연한 1,000억원의 발전기금이 진토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 정대희

 

7일로 충남 태안 앞 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피해지역 발전기금 1000억원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는 출연금의 지역 배분문제와 지자체 및 피해지역주민들의 거부, 기금활용 방안 등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삼성중공업은 하루 빨리 정부가 출연금을 수령해가길 내심 바라고 있다. 또 피해지역 가운데 태안을 비롯한 일부 지역주민들은 정부의 출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데 반해 또 다른 일부 지역에서는 출연금 수령 후 배분을 원하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월 당시 김징완 사장이 기름유출 지역에 1000억원의 기금 출연과 함께 서해 연안 생태계 복원활동 적극 지원, 어촌마을 자매결연 및 지역소외계층 후원을 포함한 사회공헌활동 지속 추진 등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시 피해지역주민들이 "턱없이 미흡한 조치고 사탕발림으로 피해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여 정부도 선뜻 기금을 맡지 못한 채 2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4일 국토해양부와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삼성중공업이 출연한 1000억원의 피해지역 발전기금이 삼성중공업이 별도로 개설한 계좌에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피해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이 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고 아직 기금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일부 지역에서 기금을 수령하길 바라고 있으나 현재로써는 지역별 배분문제로 인해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정부가 내심 출연금을 수령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언제든지 기금일 출연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며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기금을 수령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불구하고 정부가 기금 처리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출연금 수령을 바라는 이유는 첫째,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이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중국법원에 청구한 구상권 금액이 감소할 수 있으며 둘째, 삼성중공업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예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출연금을 수령할 경우 IOPC가 피해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여겨 피해주민들에게 돌아갈 피해보상금이 줄어들 수 있다"며 "IOPC의 피해보상금 지급이 완료되는 시점에야 출연금 수령이 가능할 듯하다"고 말했다.

2009.12.08 16:35ⓒ 2009 OhmyNews
#태안기름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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