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죄송하다'라고 고백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코펜하겐 공항에 설치된 그린피스의 광고.
그린피스
7일, 드디어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UNFCCC COP15, 이하 COP15)'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되었다. 192개 협약당사국과 국제기구, NGO 등에서 약 1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회의다.
코펜하겐 공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그린피스의 광고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때는 11년 후인 2020년. 나이 든 모습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죄송하다"라고 이야기한다.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끔찍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이 광고 내용처럼, 2009년 COP15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회의는 시작됐고, 각 나라에서 온 참가자가 속속 등록을 하고 있다. 등록 줄이 200~300미터나 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발한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들은 3시간을 바깥에서 떨고서야 회의등록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코펜하겐에서 약 2주 동안 열리는 회의에서 도대체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는 것일까? 이번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어느 정도 줄일지 전 세계가 합의할 것인가이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4차 보고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00~450ppm으로 안정화하고,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하로 온도 상승을 제어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가 힘을 모아 2050년까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줄여야 한다.
둘째, 각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어떻게, 얼마나 나눌지가 최대 관건이다. 세계 10대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들의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64%에 달하며, 그중 미국과 중국을 합치면 거의 40%를 차지한다. 미국과 중국의 결정이 중요하고, 그중에서도 핵심은 또 미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를 줄일 방침이라고 했는데, 실망스러운 수치다.
셋째, 개도국의 대표주자 중국과 인도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것인가이다. 이들은 선진국의 역사적 배출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최소 40%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넷째, 몰디브, 탄자니아, 케냐, 네팔, 방글라데시, 르완다 등 기후변화 위험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한데 모여 V11그룹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의 목소리가 회의장에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이 나라들은 지금 기후변화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과연 이 나라들을 누가, 어떻게 돈을 마련해서 도와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