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막심' 오바마와 독일 총리의 때늦은 사과?

[코펜하겐은 지금] COP15 관전 포인트 10가지

등록 2009.12.09 11:42수정 2009.12.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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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UNFCCC COP15, 이하 COP15)'가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립니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최대 과제인 기후 변화 문제를 논의하는 COP15는 사실상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코펜하겐은 지금'이라는 현장 기획 기사를 출고합니다. 녹색연합은 4명의 활동가를 현지에 파견했습니다. [편집자말]
 2020년 '죄송하다'라고 고백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코펜하겐 공항에 설치된 그린피스의 광고.
2020년 '죄송하다'라고 고백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코펜하겐 공항에 설치된 그린피스의 광고.그린피스

7일, 드디어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UNFCCC COP15, 이하 COP15)'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되었다. 192개 협약당사국과 국제기구, NGO 등에서 약 1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회의다.

코펜하겐 공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그린피스의 광고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때는 11년 후인 2020년. 나이 든 모습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죄송하다"라고 이야기한다.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끔찍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이 광고 내용처럼, 2009년 COP15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회의는 시작됐고, 각 나라에서 온 참가자가 속속 등록을 하고 있다. 등록 줄이 200~300미터나 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발한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들은 3시간을 바깥에서 떨고서야 회의등록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코펜하겐에서 약 2주 동안 열리는 회의에서 도대체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는 것일까? 이번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어느 정도 줄일지 전 세계가 합의할 것인가이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4차 보고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00~450ppm으로 안정화하고,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하로 온도 상승을 제어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가 힘을 모아 2050년까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줄여야 한다.

둘째, 각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어떻게, 얼마나 나눌지가 최대 관건이다. 세계 10대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들의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64%에 달하며, 그중 미국과 중국을 합치면 거의 40%를 차지한다. 미국과 중국의 결정이 중요하고, 그중에서도 핵심은 또 미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를 줄일 방침이라고 했는데, 실망스러운 수치다.


셋째, 개도국의 대표주자 중국과 인도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것인가이다. 이들은 선진국의 역사적 배출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최소 40%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넷째, 몰디브, 탄자니아, 케냐, 네팔, 방글라데시, 르완다 등 기후변화 위험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한데 모여 V11그룹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의 목소리가 회의장에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이 나라들은 지금 기후변화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과연 이 나라들을 누가, 어떻게 돈을 마련해서 도와줄 것인가?


 2020년 '죄송하다'라고 고백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 코펜하겐 공항에 설치된 그린피스의 광고.
2020년 '죄송하다'라고 고백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 코펜하겐 공항에 설치된 그린피스의 광고.그린피스

12월 12일을 기대하시라... "변화시켜야 할 건 기후가 아니라 시스템"

다섯째, 12월 12일을 기대하시라. 사상 최대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 NGO들의 집회가 코펜하겐은 물론 전 세계 110여 개 국가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덴마크 정부는 외국인이라도 과격한 집회를 할 경우 24시간에서 최대 72시간까지 구류할 수 있도록 집시법을 개정했다. 올해 NGO들의 구호는 "기후를 변화시키지 말고 시스템을 변화시켜라(System Change not Climate Change)"이다.

여섯째,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정부는 개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행동(NAMA) 목표치를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설치된 등록부에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이 해법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일곱째,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다. 15일 NGO들은 한국의 녹색성장이 그린워시(녹색분칠,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도 겉으로는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 전략이라는 토론회를 열고, 그다음날 정부는 녹색성장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홍보하는 토론회를 잇달아 연다. 유엔환경계획(UNEP)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이 한국의 녹색성장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여덟째,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탄소거래, 탄소 포집 저장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원자력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까? 특히 배출권 거래제 시행과 확대에 대한 논의가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벌써부터 주식시장에서는 풍력주를 비롯해 기후변화 관련주가 들썩인다고 한다.

아홉째, 18일 정상회의가 끝나면 이번 회의의 윤곽이 드러난다.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해법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기조연설을 하고 18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열째, 불행히도 코펜하겐에서 정치적 의지만을 답은 선언문 수준에서 그친다면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는 어디서, 어떻게, 또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

7일 개회식이 끝나고 속속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192개 모든 협약 당사국의 중·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장기협력행동 특별작업반회의(AWG-LCA)와 선진국(Annex 1)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논의하는 선진국 추가감축공약 특별작업반회의(AWG-KP)가 본격 시작되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특별작업반회의를 통한 협상 결과를 당사국총회에서 어떤 합의문으로 채택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8일 전문가 집단이 주도하는 회의로 이행자문 부속기구(SBI) 회의와 과학기술자문 부속기구(SBSTA)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부속기구의 회의를 바탕으로 부문별 협상이 이뤄지고, 16~17일에는 각국 대표들의 고위급 회의가 진행된다. 회의 마지막날인 18일,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COP15는 막을 내린다.

이번 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브라운 영국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참여한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부디 10년 후 세계 정상들이 지구와 세계인들을 향해 "Sorry"라며 후회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덧붙이는 글 | 필자 이유진은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국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필자 이유진은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국장입니다.
#기후변화 #COP15 #코펜하겐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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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에너지전환을 중심으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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