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가족보다 더 반갑다네요"

개소 1년,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 배경순 센터장과 노인복지를 논하다

등록 2009.12.12 14:40수정 2009.12.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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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로복지회가 지난 1990년 제정한 '경로 지침'에는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였으니 노인과 나는 너와 내가 아닌 나 자신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노인을 위한 사회적 제도와 인식의 필요성은 단지 '남'에 불과한 노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말이다.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복지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고 장기요양보험 역시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남해군에서도 여러 재가노인복지센터가 개소됐고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이에 필자는 지난해 12월 1일 개원해 어느덧 개원 1주년이 된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배경순 센터장에게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노인복지가 발전해 가야 할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a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 배경순 센터장.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였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노인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쓴다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 배경순 센터장.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였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노인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쓴다 ⓒ 김종욱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 배경순 센터장.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였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노인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쓴다 ⓒ 김종욱

- 재가노인복지센터의 필요성은

"생활시설이 많이 들어섰지만 아직도 많은 어르신들은 생활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꺼린다. 생활시설에 수용될 경우 많은 어르신들은 '버려졌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은 어른을 공경하는 우리네 정서와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어르신은 직접 자기네들의 생활을 꾸려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를 보조할 수 있을 정도의 도움만 필요로 한다. 재가노인복지센터는 그런 어르신들에게 적절한 복지시설이다."

 

- 1년의 센터 운영으로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완벽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1년 동안 많은 분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받았다.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을 할 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이미 많은 것을 이뤘고, 앞으로 더 잘할 일만 남았다고 본다."

 

- 센터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재가노인복지센터에서는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방문요양, 방문목욕을 진행한다. 노인요양등급이 1~3등급인 어르신들에게는 요양보호사가 거의 매일 방문해 식사시중, 청소, 세탁 등의 가사지원과 목욕, 외출, 은행ㆍ행정업무, 병원가기 등의 개인 활동, 말벗, 전화상담, 생활상담, 책읽기 등의 정서적 문제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 1년을 되돌아본다면

"참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밤낮없이 앞만 보고 고민하면서 달렸던 한해였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어르신들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다. 내년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어르신들을 자주 찾아뵙고 정을 나누며 조금 더 가까이 어르신들에게 다가가겠다."

 

- 어르신들의 평가는

"멀리 있는 자녀보다 우리가 더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오죽하면 자녀들이 오랜만에 방문했다 돌아갈 때는 내다보지도 않는데 요양보호사들이 돌아가면 "언제올끼고" 하면서 따라 나오시기도 한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족보다 더 반갑게 맞아주니 앞으로 더욱 어르신들의 힘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앞으로 센터가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 어떤 일에 주력할 것인지

"재가노인복지센터라는 이름으로 본다면 무엇보다 어르신들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최일선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직접 실무를 겪어보니 딱히 그런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노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들의 의지와 마인드에 서비스가 좌우된다. 여태까지도 그랬지만 정해놓은 원칙을 지키며 요양보호사들의 복지에 역점을 둘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의 복지가 서비스의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르신들과 보호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그들이 원하는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나 늙어 노인 되고, 노인 젊어 나였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겠다. 노인복지일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언젠가는 우리네가 겪어야 할 일이다. 노인들과 부대끼며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고 기꺼이 그분들의 딸이 돼 편안함을 제공할 것이다. 저를 아는 많은 분들의 격려에 감사드린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할 것을 약속드린다."

2009.12.12 14:40ⓒ 2009 OhmyNews
#남해 #재가노인복지센터 #노인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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