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현재 회의장에는 3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시종 예결위 간사와 이윤석, 이춘석 의원 등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대기 중이다.
오후 4시 5분경에는 의원총회를 마친 한나라당 의원들이 심재철 예결위 위원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입장하자 잠시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심재철 위원장은 민주당이 점거하고 있는 위원장석에 진입하려다 곧바로 제지당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후 심 위원장은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회의는 열게 해 달라"고 가볍게 항의한 후 곧바로 회의장을 떠났다. 심 위원장을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부분 자리를 떴다.
회의장에 남아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책을 읽거나 회의장에 설치된 노트북으로 인터넷 서핑 등을 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신 : 17일 오전 11시 40분]
"영산강 빼고 할까?"-"낙동강 빼고 영산강 넣자!"
민주당이 예결위 위원장석을 점거하자 여야 의원들은 회의장 안에서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물리력을 동원했지만, 한나라당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태세다.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방해 속에서도 회의 개회와 동시에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이 단독으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 파행을 유도하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솔직히 계수조정소위 구성해서 4대강 예산 깎기 싫은 것 아니냐, 4대강 예산 삭감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지금 당신들이 날치기를 유도하고 있다, 파행을 유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미 보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국토해양위에서처럼 '이의 있습니까, 가결선포합니다' 이런 식으로 날치기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우리가 막는 것이다"라고 반박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이 "마음을 열고 4대강 예산을 삭감하겠다, 소위를 구성하자"며 민주당 의원들을 달래려고 나섰다. 김 의원은 "15일까지 부별심사를 끝낸 직후 소위를 구성하기로 여야 예결위 간사 간에 합의 본 것이 아니냐, 적어도 10일 동안은 계수소위가 예산을 심의해야 제대로 심의하는데 이대로라면 부실한 예산심사로 국민의 비난을 면치 못한다, 오늘 오전까지는 소위 구성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테니 점거를 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그렇다면 오늘 오후에 날치기한다는 얘기냐, 나는 한나라당한테 날치기 많이 배웠다"고 응수하며 김 의원의 요청을 일축했다.
지역구 예산을 이용한 압박도 등장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심재철 위원장은 "여기 영산강과 관련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나와 계시는데 영산강(예산)을 빼고 할까요"라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말은 바로 해야지, 영산강은 그동안 얼마나 소외됐는데, 영산강을 하고 낙동강을 빼야지"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의 말에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은 "낙동강에서 (조금) 빼서 영산강에 보태줄 테니까 내려오라"고 달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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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결위 위원장석 점거 "4대강 예산 삭감하라" ⓒ 박정호
▲ 예결위 위원장석 점거 "4대강 예산 삭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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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대강 예산 삭감 때까지 점거 계속"
설전이 계속되자 오전 10시 45분께 심재철 위원장은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탁자를 두드리면서 예결위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 간사가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를 한 뒤 오후 2시에는 회의를 속개하겠다는 것. 일단 이날 오후까지는 한나라당 단독 계수조정소위 구성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심 위원장의 정회 선포 뒤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 옆 휴게실로 모이면서 회의장은 잠잠해졌다.
설전은 회의장 밖에서도 계속됐다. 예결특위 회의장 앞에서는 "말로 잘 좀 풀어보자"(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 "연말에 국민들에게 캐럴이라도 들려주게 4대강 예산 좀 깎자"(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민주당의 예결위 위원장석 점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여야대표 회담'이 이뤄지고, 이 자리에서 4대강 예산 삭감 약속이 나오는 것을 봐야 계수조정소위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까지는 모든 의원이 예결특위를 점거하고 내일(18일)부터 조를 짜서 교대로 점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등이 17일 오전 한나라당의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단상을 점거,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등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남소연
▲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등이 17일 오전 한나라당의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단상을 점거,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등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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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7일 오전 10시 15분]
민주당, 예결위 위원장석 기습 점거
한나라당이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예고한 17일 오전, 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회의장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40여 명은 의총 직후인 오전9시 40분경 예결특위 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을 점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 75%, 4대강 공사 즉각 중단-대폭 축소... 국민 71%, 4대강 예산 삭감/교육 복지예산 확충'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위원장석 앞에 걸어두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한나라당 예결위원 25명도 회의장으로 진입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심재철 예결위 위원장과 김광림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는 단상 위로 올라가 "회의는 해야 할 것 아니냐, 간사들이 협의 중인데 회의 자체를 막지 말라"고 항의하고 있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 회담을 제의하고서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강행하면, 협상을 하자는 것이냐 말자는 것이냐"고 반박하며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계속 설전 중이다.
2009.12.17 10:1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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