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초등학교송강 정철의 생가터
김수종
이제부터 아래로 길을 잡으면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의 생가 터에 지어진 청운초등학교다. 인근에 국립맹학교와 농학교가 있어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의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로 작지만 멋진 곳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가사문학의 대가라고 하는 정철을 생각하면, 잡스러운 것들이 밀려온다. 대문학가였던 그는 늘 '육신의 눈보다 마음의 눈을 뜨고 학문을 하라!' 고 말했고, 충직한 신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작년 봄 전라도에 갔을 때, 그가 전라 관찰사로 재임하던 시절 얼마나 혹정을 펼쳤던지, 그것도 아니면 온갖 사화로 전라도 사람들을 탄압했던지, 사람들은 전라도에 필요 없는 3가지 가운데 하나가 '정철'이라는 인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에 대한 한(恨)이 얼마나 많았던지 지금도 전라도의 할머니들은 떡갈비를 만들기 위해 고기를 다지면서 '정철 정철 정철'이라는 소리를 하면서 고기를 다지는 풍습이 남아 있다. 칼로 자근자근 다지고 싶다는 뜻인 것 같다.
고려가 망하고 개성의 백성들이 태조 이성계의 목을 조르는 마음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조랭이 떡국'이 생각나기도 했다. 또한 정철은 후손들에게 유언으로 '절대 사대문 밖에 나가서 살지 마라'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로 권력욕과 신분상승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