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수자원 공사가 부담하는 4대강 예산 전액 삭감과 국토 해양부 소관의 4대강 예산을 1조원 수준으로 삭감 등을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유성호
감세의 피해, 역시나 사회취약계층에게 가는구나
지역의 풀뿌리시민단체들이 '2010 예산참여 풀뿌리행동'을 구성해 이렇게 예산(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분석하는 이유는 감세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세입이 감소해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아껴 써야 하는데 2010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어서 업무추진비나 시정 홍보비 등 전시성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들어오는 돈은 적고, 전시성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이 늘어나면 줄어드는 예산은 돈 없고 힘없는 사회취약계층 예산이다. 실제로 2010 예산참여 풀뿌리 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2010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우려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2010년 군포시는 '시관문 경관조성비 3억원'을 책정한 반면, '국민기초 생활보장'과 '위기가정 무한 돌봄 사업' 예산을 9억 3천만 원 삭감했다. 천안시의 경우 2010년 예산(안) 공보육예산이 2009년 2차 추경예산과 비교할 때 67억 8천만 원 축소됐다. 2010년에는 국공립보육시설이 신축되지 않음을 감안해 국공립보육시설 신축비용을 제외한 2009년 본예산 234억 4천만 원과 비교해도 3억 5천만 원이 줄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저소득 아동에 대한 유일한 보호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도 2009년 본예산 대비 3400만원 삭감됐다. 2008년 말과 비교해 지역아동센터가 7개소 추가된 46개임을 고려할 때 오히려 지역아동센터 운영비가 축소된 것은 저소득 아동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어렵다며 선심성, 홍보성, 관변단체 지원금은 늘려반면, 2010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지출로 의심되는 예산이 있다. 천안시는 둘째자녀부터 '출생축하금'을 늘리는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매년 35억 1천만 원이 출산장려금으로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2009년 현재 천안시 아동복지예산 71억 1천만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예산이다. 급식지원 아동 중 20%에 해당하는 조식결식 아동 568명에게 조식지원을 할 수 있는 20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이기도 하다.
출생축하금이 출산 장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여러 연구보고가 있고, 정작 출산비와 양육비 지원이 필요한 기초생활 수급자의 첫째 자녀에게는 지원이 안 된다. 아이를 낳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와 보육환경 마련 예산은 삭감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양육지원금과 일회성 출생축하 비용을 준다는 것은 선심성 예산 편성이다.
2010년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군포시는 '소식지 제작'에 1억 2060만 원과 '뉴스 제작' 명목으로 1억 2580만 원을 편성했으나 이 두 사업은 중복적 성격의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홍보동영상 제작에 2천만원이 신규예산으로 편성되기도 했다.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정홍보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2010년 군포시 예산에서 2237%의 놀라운 증가율을 보인 예산도 있는데, '민간체육보조' 예산이 그것이다. 민간체육보조 예산은 4500만 원에서 10억 7백만 원으로 증가했다. 부천시의 경우, 새마을회, 바르기살기부천시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부천시지회, 자연보호 부천시협의회 예산이 2009년 11억 4285만 원에서 2010년 21억 5078만 원으로 88.2% 증가했다. 특히 부천시 새마을회는 2009년 4억 8210만 원에서 2010년 13억 9503만 원으로 189.4%나 증가했다. 생활체육단체와 관변단체에 대한 예산지원이 2010년 선거를 앞두고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