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석탄공사 사장 공모를 도운 정황이 드러나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정 대표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22일 한명숙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공개한 혐의 내용에 따르면, 정 대표가 산업자원부 장관이던 2006년 11월경 곽영욱 전 사장은 이원걸 산자부 2차관으로부터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산자부의 담당 과장은 곽 전 사장의 자택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산자부 담당 과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원걸 차관의 지시로 사장 준비에 도움이 될만한 내부보고서 등을 곽 전 사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곽 전 사장은 2006년 12월 20일 당시 정세균 산자부 장관과 총리 공관 오찬에 함께 참석했다. 당시는 12월말로 예정됐던 석탄공사 사장 면접을 코앞에 둔 시기였다. 이후 산자부는 곽 전 사장을 석탄공사 사장 후보 1순위로 추천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오찬 초대를 받고 감사의 뜻으로 5만 달러를 준비해 한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 "사실무근"... 검찰은 추가 수사 가능성 열어놔
하지만 곽 전 사장은 석탄공사 사장 공모에서 떨어졌고 이듬해 3월 남동발전 사장 공모에 나서게 된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때도 산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한 임원이 곽 전 사장에게 "남동발전 사장 지원서를 접수하라"고 먼저 연락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오찬 자리에서 당시 정세균 산자부 장관에게 곽 전 사장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석탄공사 사장 공모에서 실패하자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세균 대표는 물론 이원걸 전 차관도 검찰의 공소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 측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 중 정 대표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태도다. 정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공소장을 검토해보고 할 말이 있다면 차후에 발표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원걸 전 차관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느냐"고 부인했다. 한명숙 전 총리 공동대책위원회는 전날 "겁에 질린 병약한 70살 노인의 짜맞추기 주장만을 바탕으로 작성된 공소장은 한국 검찰사의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혀 정세균 대표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비록 정 대표가 2006년 말 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곽 전 사장이 본격적으로 석탄공사 사장 공모를 준비했던 같은 해 11월 모종의 역할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 사장은 주무부서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찰은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는 듯 정세균 대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검찰은 관련 사실을 "재판을 통해 입증하겠다"는 태도다.
2009.12.23 10:5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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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공기업 사장 공모, 정세균 대표가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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