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소재 창신대학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8명에 대해 재임용 거부 조치를 취했다. 사진은 창신대 정문.
윤성효
"같은 기간 동안 30여 명의 재임용 대상자들 중에 유독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만 탈락했으니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보복해직이자 교권 탄압을 넘어선 인권 탄압이다."경남 마산 소재 사립 창신대학이 조형래 교수(토목)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자 전국교수노동조합이 이같이 밝혔다. 창신대는 23일 조 교수한테 재임용 거부 통지를 했으며, 교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발표했다.
창신대에서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명의 교수들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2006년 김춘배 교수, 2007년 박영구·이창석 교수, 2008년 김강호·황창규·박창섭·이병희 교수가 재임용이 거부되었고, 이번에 조형래 교수도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이들은 모두 교수협의회(교수노조) 소속이었다.
이와 관련해 교수노조는 "6년 이상 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끈질긴 투쟁을 전개했던 교수들은 모두 교단을 떠나게 됐다"며 "조형래 교수 재임용 탈락은 비리 척결 투쟁의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공금 횡령·사기 혐의 총장 놔두는 게 건학이념인가"창신대가 조 교수에 대해 '건학이념 구현' 등의 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히자, 교수노조는 "기독교 정신을 강조하는 '건학이념'을 평가 잣대로 들이대면서 공금 횡령으로 고등법원에서 징역 8월형을 선고받고(현재 대법원 계류), 사기 혐의로 추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강병도 총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교수노조는 "대학에 명백한 해를 끼치고 교원의 품위를 추락시킨 이런 자는 총장직에 그대로 두면서 비리를 폭로한 교수들은 내쫓는 창신대 이사회야말로 가장 먼저 대학을 떠나야할 자들이다"며 "사정이 이러니 창신대 교수협의회와 지역 시민들이 교과부에 강병도 총장과 이사진 전원 해임, 임시이사 파견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해, 교수노조는 "재정지원을 무기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면서 대학들을 쥐락펴락하는 교과부가 대학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사립대학의 인사권은 대학에 있다'거나 '할 수 있는 게 없다', '재판 중인 사안이다'며 발을 빼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었다.
교수노조는 "부정·비리에 협조하거나 침묵하지 않으면 학교 밖으로 쫓아낸다는 대학 측의 태도는 재임용 탈락이라는 제도적 절차를 빌린 협박일 뿐"이라며 "폭력을 휘둘러 서민의 등골을 빼먹는 용역깡패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교수노조는 "조형래 교수 재임용 탈락은 곧 창신대 비리 주범들의 몰락으로 귀결될 것이라 믿는다"며 "창신대 교수협의회도 '우리들의 복직이나 명예회복보다는 나름의 양심과 정의에 입각해 교수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금까지 싸워왔다'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리사학과 맞선 싸움을 결코 끝내지 않겠다는 결의다. 교수노조 역시 이들의 투쟁을 여전히 지지하며 창신대 비리 주범들이 모두 물러나는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비리 고발한 교수들 자르는 게 기독교 정신인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