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2월 30일 정기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상규
- 해고 노동자들은 어떻게 생계를 잇고 있나.
"주로 대리운전, 막노동을 하고 있다. 쌍용차 파업노동자라고 하면 취업이 안 된다. 해고자라는 이유만으로 은행대출금 회수 압박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소득 없이 실업급여 약 112만 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 파업이 끝난 뒤 검찰이 상하이차의 '먹튀'를 발표했다. "오늘날 쌍용차 사태의 핵심 원인이다. 상하이차는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후 2008년까지 1조 2천억 투자 등을 약속했었다. 그리고 작년까지도 고용안정 협약서 등을 노조와 함께 작성했다. 하지만 지켜진 약속은 없다. 그들은 기술 유출에만 혈안이었다.
검찰은 11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는 검찰의 조사가 이미 훨씬 오래전에 끝났다고 믿고 있다. 노조의 투쟁에 정당성을 줄까봐 일부러 발표 시기를 늦췄다고 본다. 그런데, 정부는 쌍용차 사태의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게 물었다."
- 법원이 쌍용차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결정을 했다. "쌍용차의 진정한 회생은 공장을 떠난 3000명의 복직이다. 앞으로 또 다른 매각과 구조조정 등이 있을 텐데, 회사와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한 인간과 가정을 파괴한 걸 치유하고 보듬어야 한다."
"목표, 희망, 소망 모두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의 조직 목표는 뭔가."목표, 희망, 소망 모두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 조직은 존재한다."
- 해고 이후에 무엇이 가장 힘든가. "나 하나면 어떻게든 버티겠는데, 가족들이 있지 않나. 가족들이 참 많이 힘들어 한다. 가족들 모두 큰 상처를 받았다. 나만이 아니라 정리해고를 당한 모든 사람은 영혼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게다가 쌍용차는 투쟁 과정에서 6명이나 사망했다. 이걸 누가 어떻게 치유해주나."
- 2009년 여름 '77일 옥쇄파업'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일부에서 '영웅적인 투쟁을 했다', '정권과 자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린 영웅이 되기 위해 싸운 것도, 누구를 놀라게 하려고 싸운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과 가족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을 뿐이다. 한 인간으로서 자존심과 자존감을 갖고 싶었을 뿐이다."
- 내년 소망은 뭔가. "2009년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아픔으로 남을 것이다. 개인, 가족, 동료에게도 모두 마찬가지다. 공장으로 돌아가 평범한 아빠와 남편이 되고 싶다. 오직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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