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대권명당 터MB가 대권도전시 세들어 살았던 가회동 명당 터. 임금"王"자처럼 생긴 꽃이 이채롭다
최오균
정도 서울은 풍수지리가 간택한 최고의 길지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경복궁과 창덕궁은 도성 안에서도 최상지로 꼽히는 곳이다. 북촌은 이 두 궁 사이에 위치하여 궁과 자웅을 겨룰 만큼 길지로 친다. 북고남저(北高南底)의 지형을 유지하고 있는 북촌은 배수가 원활하고, 남쪽을 향하고 있어 겨울엔 따뜻하다. 높은 건물이 없다보니 남쪽을 아래로 굽어볼 수 있어 경관이 좋다.
조선시대에는 제왕남면(帝王南面)의 법도에 따라 백성은 왕을 등지고 남향으로 집을 지을 수 없었다. 백성은 왕을 마주 보아야 했고, 궁을 등지고 집을 지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북향을 따르는 것이 법도였다. 그러나 북촌만은 예외였다. 북촌은 남쪽을 향해 대문을 내고, 왕의 궁궐처럼 남면(南面)을 했다. 남산을 마당으로 끌어들여 정원으로 삼는 호사(?)까지 누리는 곳이 북촌이다. 지리적 이점과 현실권력을 만나면서 북촌은 도성 최고의 귀족 촌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