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해돋이 보면, 연인 된답니다

여주 남한강 연인교에서 경인년의 첫해를 만나다

등록 2010.01.01 17:05수정 2010.01.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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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남한강 일출  여주 남한강의 연인교 일출은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림같은 남한강 일출 여주 남한강의 연인교 일출은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하주성
▲ 그림같은 남한강 일출 여주 남한강의 연인교 일출은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 하주성

 

2010년 1월 1일 새벽 6시. 경인년의 새 아침이 밝기 전에 사람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모여드는 곳이 있다. 바로 여주군의 강북과 강남을 가르고 있는 남한강이다. 여주읍에서 북내면으로 건너가는 여주대교의 옆에는 '연인교'라 부르는 구 여주대교가 있다.

 

이 연인교에서는 매년 1월 1일 해돋이 행사가 열린다. 경인년의 첫날, 참 지독히도 추운날이다. 그러나 중무장을 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오기 시작한 시각이 새벽 6시. 아직 동이트려면 멀었다. 그리고 해돋이가 시작되려면 두 시간여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미 연인교 위에는 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경인년의 첫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연인교 해맞이

 

풍둥 각자의 소원을 담은 풍등이 밤하늘을 가득메우며 날아올랐다
풍둥각자의 소원을 담은 풍등이 밤하늘을 가득메우며 날아올랐다하주성
▲ 풍둥 각자의 소원을 담은 풍등이 밤하늘을 가득메우며 날아올랐다 ⓒ 하주성

새벽 6시부터 시작한 행사는 다채롭게 꾸며진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한 고천문 낭독을 시작으로 모든 사람들이 연인교를 밟아 돌아오는 다리밟기를 한다. 이렇게 첫 날이나 보름에 다리를 밟는 이유는 그 해의 건강을 기원하고, 모든 재액을 막아 한해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리를 밟은 사람들 중에서 선착순 200명에게는 기념품을 주어, 행사장을 더욱 뜨겁게 하였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모닥불을 핑놓은 주위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을 때, 새날을 축하하는 각종 연희가 베풀어졌다. 모듬북 공연 부터 시작해, 새해의 첫 울림인 판소리 등 여주 연인교의 해맞이 행사는 볼거리도 풍부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남한강 달 물안개가 자욱한 남한강 속으로 숨어드는 달은 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남한강 달물안개가 자욱한 남한강 속으로 숨어드는 달은 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하주성
▲ 남한강 달 물안개가 자욱한 남한강 속으로 숨어드는 달은 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 하주성

 

이렇게 해가 뜨기 전 많은 행사 가운데 주목받는 하나는 풍등 날리기다. 풍등에 각자 일년간의 기원하는 바를 적고 불을 붙여 하늘에 띄우는 풍등. 밤하늘을 더 올라 사라지는 풍등의 모습이 장관이다. 이렇게 풍등을 날리고 날 때쯤이면, 여주 해맞이만이 갖는 또 하나의 장관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남한강 속으로 숨어드는 달이다. 그 달이 숨어비리는 시간이면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동녘에 붉은 기운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태백준령을 넘은 붉은 해, 남한강 위로 솟다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는 매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는 3,000명 이상이 연인교를 찾았다.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는 매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는 3,000명 이상이 연인교를 찾았다.하주성
▲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여주 연인교 해맞이 행사는 매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는 3,000명 이상이 연인교를 찾았다. ⓒ 하주성

남한강 그림과 같은 경인년 해가 뜨기 전의 남한강 모습
남한강그림과 같은 경인년 해가 뜨기 전의 남한강 모습 하주성
▲ 남한강 그림과 같은 경인년 해가 뜨기 전의 남한강 모습 ⓒ 하주성

    

남한강. 수도권 2500만명의 생명이 젖줄이다. 이 남한강의 일출 전의 모습은 한 마디로 질 그려진 한폭의 그림이다. 재주가 없어 그것을 표현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수도권 최고의 해맞이 장소라는 남한강 연인교에는, 이미 3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태백준령을 넘은 경인년 첫날의 해가 떠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손에 손에 사진을 찍을 폰 등을 들고 함성을 쳐 경인년의 첫 해를 일깨운다.

 

떠오르는 해 경인년 첫 날의 해가 태백준령을 넘어 삐죽이 모습을 드러냈다.
떠오르는 해경인년 첫 날의 해가 태백준령을 넘어 삐죽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주성
▲ 떠오르는 해 경인년 첫 날의 해가 태백준령을 넘어 삐죽이 모습을 드러냈다. ⓒ 하주성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러 첫 해를 맞이한다. 백호처럼 강인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올 한 해 모두가 다 평안한 해이기를 마음 속으로 빈다. 가족들이 다 무사하기를 바란다는 주부부터, 올해 고3이 되는 아이는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속을 밝히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올해는 꼭 취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 모든 원이 경인년 첫 날 붉은 기운으로 태백준령을 넘은 해맞이로 모두 다 이루어지길 바란다.

 

일출 어둠을 가르고 산위로 오르는 경인년의 찻 해
일출어둠을 가르고 산위로 오르는 경인년의 찻 해하주성
▲ 일출 어둠을 가르고 산위로 오르는 경인년의 찻 해 ⓒ 하주성

일출 남한강에 붉은 꼬리를 내릴 시간이면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일출남한강에 붉은 꼬리를 내릴 시간이면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다.하주성
▲ 일출 남한강에 붉은 꼬리를 내릴 시간이면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 하주성

 

연인교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다

 

여주읍을 가로지르는 남한강은 건너는 연인교. 새로운 여주대교가 가설이 되기 전에는 이 연인교가 여주의 가장 큰 다리였다. 노후가 되자 새롭게 여주댜교를 가설하고, 이곳에서 각종 행사가 펼쳐지면서 '연인교'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 선남선녀들이 모여들면 새로운 인연이라도 맺어지는 것일까?

 

경인년, 새해 첫날의 해는 그렇게 남한강에 붉은 꼬리를 만들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사람들은 한편에서 준비한 떡국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힘들이지 않고 일출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강 위로 솟아오르는 첫 해가 너무 아름답네요."

"우리 가족 모두 올 경인년 한 해 건강하기를 빌었습니다."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와서 일출을 보면 정말 연인이 되나요?"

 

참으로 모두가 즐거운 여주 남한강 연인교 해맞이. 그렇게 왁자하게 떠들면 맞이한 경인년의 붉은 해처럼 모두가 다 뜻한 것을 이루는 그런 해이기를 바란다.

2010.01.01 17:05ⓒ 2010 OhmyNews
#연인교 #해맞이 #경인년 #남한강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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