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 얼마 전 야5당 관계자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토대로 2012년 권력교체기까지 연합의 틀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는 좋은 정치를 만들기 위한 계기이지 2012년 총-대선 권력교체기에 종속된 선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MB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선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역의제가 전혀 없는 선거도 아니다. 또, 중앙정치 못지않게 지방자치의 원칙이 훼손된 상태다. 호화청사 논란 등 주민들의 이익을 많이 훼손했다. 의회 날치기만 해도 국회 못지않다. 다수의 힘이 지배하는 구조다. 이걸 깨고 주민이 참여하는 정치로 바꿔야 한다. 지방의회가 지방정부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자는 게다."
-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광역의회까지 전략공천을 1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연합후보를 위해 내놓을 '양보'의 내용으로 인식되는데."어떤 비율이 적정한지는 함부로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협상에서 당연히 내놓을 걸 내놓는 것을 양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여기까지 내놔야 하나, 속이 아픈 수준까지 내놔야 진짜 양보다. 물론 그 당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연합정치의 성패는 국민의 평가에 달려 있다. 연합논의의 진척이 늦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선거 막판까지 서로 비난하면서 후보단일화 하는 모양새는 갖추지 않을 거다. 그러면 국민이 지치고 감동이 없다.
연합하면 전국에서 다 이긴다? 그것도 아니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분열된 야권 후보들과 한나라당 후보가 싸우면 한나라당이 이기는 걸로 나오지만, 단일후보가 한나라당과 붙으면 근접하거나 역전된다. 2등 많은 데서 2등 줄이고 1등 늘리는 전략이 연합정치인 셈이다. 쉽게 말하면 연합해서 이길 수 있는 지역을 늘리자는 거다."
- 민주당이 연합정치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텃밭인 호남에서 후보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혹자는 '전국연대, 호남에선 비민주당연대'를 주장한다. "텃밭에서도 연합의 정신을 발휘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일 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열린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게 연합의 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호남을 양보해야 연합논의를 시작하겠다 이런 태도는 곤란하다는 거다.
야5당의 사정을 살펴보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부자다. 내놓을 것도 다른 당에 비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만의 양보를 요구해선 안 된다. 모두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 내건 유지하고, 남의 건 양보를 받는 방식으로 연합한다? 이런 연합이 가능하겠나."
- 그렇다면 5개 정당은 각각 무엇을 양보해야 하나."연합정치에 적선은 없다. 이번에 양보하면 다음에 큰 것 얻는 게 정치적 양보다. 일방적 희생은 없다. 장단기적인 조화일 수 있고, 큰 것을 위한 작은 것의 조율일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일방적 경쟁관계에 있던 정당끼리 과연 희생, 양보 이런 게 쉽진 않을 거다."
극단적 차이를 조정하는 게 연합의 과정이다
- 민주당은 서울시장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아닌 경우에 당선될 수 있겠냐고 묻는다. "당선 가능성은 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다. 그러나 이걸로만 후보를 결정할 수는 없다. 어떻게 후보를 결정할 것인가, 규칙을 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후보로 만들기 위한 규칙은 있을 수 없다. 어떤 경우에는 경선, 대승적 양보, 후보조정일 수 있다. 전국을 단일한 잣대로 규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연합의 정신이 일관되는 제대로 된 규칙을 하나 만들고 합의를 일군다면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체험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진보신당은 한미FTA나 해외파병 같은 대외정책을 이번 선거에서 주요 정책이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외 다른 정당들은 이번 선거와 직접 관계 없는 이슈라고 치부했다."극단적인 차이를 조정해가는 게 연합의 과정이다. 지방선거 특성상 정책은 지역관련이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 핵심이슈에 대해 피하지 말고 대화해야 한다. 미리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 핵심 정책이 추상적 논의에서 맴도는 방식도 곤란하다."
- 원로 가운데 친민주당 인사들이 '민주당 중심으로 연대'를 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이번 연합논의는 5당이 중심이다. 정치권은 이 부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민사회가 요구해서 마지못해 끌려나온 자리가 아니다. 정치권 스스로 자신들의 이익과 손해, 권리와 책임의 당사자라는 주체성을 기억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연합의 촉진자로 함께하고 있을 뿐이다. 그 배경엔 정치적 독립성이 깔려 있다. 그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시민사회 인사 가운데 특정개인을 응원하기 위해 연합 틀에 나왔다면 빠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있나. 역으로 묻고 싶다."
- 정치평론가들은 시민사회가 이번 연합논의로 '민주당 이중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민사회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다만 A라는 정책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을 때 이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결과적으로 그 정당의 견해에 동의할 수는 있지만 그 당과 시민사회가 직접 연결돼 있는 건 아니다."
시민들은 연합정치에 왜 관심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