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바닷물과 녹차가 만났다

해수녹차온천탕과 차밭 어우러진 전남 보성

등록 2010.02.05 16:25수정 2010.02.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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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잎. 겨울에도 푸르름을 지니고 있다.
찻잎. 겨울에도 푸르름을 지니고 있다.이돈삼
찻잎. 겨울에도 푸르름을 지니고 있다. ⓒ 이돈삼

그동안 추운 날씨 탓에 몸도 마음도 많이 움츠러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입춘 추위도 물러가고 이제는 서서히 봄이 펼쳐질 차례다. 모처럼 따뜻한 물에 몸도 마음도 노곤해질 때까지 담그는 온천욕이 그리워진다. 온천을 찾는데 계절을 가릴 건 없지만 그래도 온천여행은 겨울이 제격이다.

 

어디로 갈까. 온천이 한두 군데도 아니고...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온천을 떠올려 본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것은 거칠어진 피부를 매끈하게 다듬어 준다. 각종 질병 예방 효과도 있다. 바닷물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전남 보성으로 가본다.

 

'차의 고장' 보성에는 해수녹차온천탕이 있다.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암반 바닷물과 보성차밭에서 딴 찻잎을 우려내 절묘하게 결합시켜 건강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보성군에서 직접 건립하고 또 운영하고 있다.

 

 해수녹차온천탕. 바닷물과 녹차가 어우러졌다.
해수녹차온천탕. 바닷물과 녹차가 어우러졌다.이돈삼
해수녹차온천탕. 바닷물과 녹차가 어우러졌다. ⓒ 이돈삼

 해수녹차온천탕. 뜨거운 바닷물은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이유다.
해수녹차온천탕. 뜨거운 바닷물은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이유다.보성군
해수녹차온천탕. 뜨거운 바닷물은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이유다. ⓒ 보성군

뜨거운 해수는 땀의 분비량을 많게 해준다. 두말할 것 없이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 피부에도 좋다. 탄닌 성분이 땀구멍을 조여 줘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 성인병과 관절염에도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녹차도 몸에 좋다. 녹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중금속과 수은을 체외로 배설시켜 준다. 차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성분은 구취 제거와 구강 보호에 좋다. 모발에 쓰면 윤기 있고 부드러운 머릿결을 가꿔준다. 비듬 예방 효과도 있다. 각질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효능이 섞인 해수녹차탕에 몸을 담그면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피로가 쫘-악 풀린다. 은은한 녹차향기는 코끝을 자극한다. 나른한 쾌감이다. 탕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도 운치 있다.

 

 보성 율포. 해변에 해수녹차온천탕이 자리하고 있다.
보성 율포. 해변에 해수녹차온천탕이 자리하고 있다.이돈삼
보성 율포. 해변에 해수녹차온천탕이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탕 안에 몸을 담근 채 밖을 내다보면 율포해수욕장과 바다가 펼쳐진다. 풍광이 수려한 소나무 숲과 올망졸망한 바다의 정취를 함께 담을 수 있다. 눈이나 비가 내릴 땐 더 운치 있다. 그 풍경을 보려고 부러 찾는 사람도 많다.

 

해수녹차온천탕은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 율포해변에 있다. 보성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차밭을 지나 율포로 가면 된다. 읍에서 율포까지는 대략 13㎞ 정도 된다. 뜨거운 바닷물에 몸을 담근 후 율포 해변을 거닐어도 좋다. 차밭도 가까이 있어, 임도 보고 뽕도 딸 수 있는 여정이다.

 

 삼나무와 어우러진 보성차밭. 차밭은 봄과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삼나무와 어우러진 보성차밭. 차밭은 봄과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이돈삼
삼나무와 어우러진 보성차밭. 차밭은 봄과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 이돈삼

 삼나무와 어우러진 차밭. 이곳에선 어느 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추더라도 작품사진이 된다.
삼나무와 어우러진 차밭. 이곳에선 어느 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추더라도 작품사진이 된다.이돈삼
삼나무와 어우러진 차밭. 이곳에선 어느 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추더라도 작품사진이 된다. ⓒ 이돈삼

보성까지 갔는데 차밭을 그냥 지나친다면 팥소가 빠진 찐빵에 다름 아니다. 오히려 차밭을 한 바퀴 돌아보고 해수녹차탕을 찾으면 더 좋겠다. 차밭은 겨울에도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즈넉한 차밭을 거닐다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된다. 산비탈의 굴곡을 따라 조성된 차밭은 어느 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더라도 작품사진 한 장씩 찍혀져 나온다. 봇재 다향각 전망대에서 드넓은 차밭과 보성만을 한눈에 굽어보는 멋도 색다르다.

 

차밭으로 가는 삼나무 길도 멋있다. 삼나무 오솔길은 대한1다원과 2다원에서 펼쳐진다. 1다원에서는 차밭으로 들어가는 길과 차밭 사이로 삼나무길이 줄지어 서 있다. 차밭을 경호라도 하는 것처럼 빙 둘러싸고 있다.

 

2다원도 차밭을 가로질러 삼나무길이 쭈-욱 뻗어있다. 차밭과 삼나무 길은 평지에 펼쳐져 있어 산책 하듯이 걷기엔 이 곳이 더 좋다. 이 길을 걷다보면 마치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마법 같은 길이다.

 

 대형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 밤에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대형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 밤에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이돈삼
대형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 밤에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 이돈삼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을 찾은 관광객이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적어 걸고 있다.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을 찾은 관광객이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적어 걸고 있다.이돈삼
트리가 불을 밝힌 보성차밭을 찾은 관광객이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적어 걸고 있다. ⓒ 이돈삼

차밭 트리도 볼만하다. 트리는 봇재다원과 다향각 전망대 주변에 설치돼 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조명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트리는 오는 15일까지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불을 밝힌다.

 

보성은 또 남도의 정서를 구성지고 애절한 소리로 승화시킨 서편제의 고장이다. 서편제의 비조인 박유전의 창법이 정응민에게 이어지고, 정응민은 동편제와 서편제를 두루 섭렵해 그만의 독특한 보성소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봇재 넘어 저수지를 지나면 도강마을이 있다. 마을 입구의 서편제보존연구소를 지나면 정응민 예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내친 김에 정응민을 비롯한 수많은 소리꾼이 득음(得音)을 위해 수련을 쌓았다는 득음폭포를 찾아도 괜찮다.

 

겨울 차밭과 바다를 만나고 서편제의 고장을 돌아보는 일정이 알차다. 거기다가 녹차 한 잔 마시면서 우리 몸에 좋은 따뜻한 바닷물에 몸도 풀고... 몸도, 마음결까지도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여정이다.

 

 삼나무 숲길은 대한2다원에서도 펼쳐진다. 삼나무는 차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삼나무 숲길은 대한2다원에서도 펼쳐진다. 삼나무는 차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이돈삼
삼나무 숲길은 대한2다원에서도 펼쳐진다. 삼나무는 차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 이돈삼

2010.02.05 16:25ⓒ 2010 OhmyNews
#해수녹차온천탕 #보성 #차밭 #차밭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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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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