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안산 원곡동 국경없는마을 만남의 광장에서 펼쳐진 국경없는마을의 설축제
성하훈
이주민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2010년 국경없는마을 설 축제가 14일 오후 안산 원곡동 만남의 광장에서 열렸다. 설날과 추석 등에 열리는 국경없는마을의 명절 축제는 이주민 노동자들과 함께 우리 명절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으로 각 나라의 민속 공연도 함께 곁들여지는 꽤 전통 있는 행사다.
각자의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음력 새해를 맞는 설날, 안산 외국인 노동자들의 설날 행사도 여느 가정 못지않을 만큼 떠들썩했다. 우리 풍습에 따라 아이들의 세배로 시작된 외국인들의 설 축제는 비록 엉거주춤한 자세로 웃음 속에 진행됐지만 세배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들도 세배 돈에는 희희낙락이었다.
안산 원곡동 국경없는마을은 국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 이 때문인 듯 안산역 건너편 '국경없는거리'는 설날을 맞아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멀리 부산 포항 등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연휴를 맞아 찾아든 사람들로 외국 음식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들은 초만원이었다.
"우린 한국 명절 때 여기로 친구들 만나러 와요."부산에서 왔다는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고국에 못 가는 자신들이 명절 때 찾는 곳이 안산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친구들과 고국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서다.
거리 한 쪽에서는 500인 분의 떡국이 무료로 나눠졌고, 노래자랑과 전통 공연 등 외국인들의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그 주변에서 윷놀이와 널뛰기, 제기차기를 즐기는 외국인들의 표정 속에 명절의 즐거움이 가득해 보였다.
또다른 외국인 노동자는 새해 소망이 있냐는 물음에 어설픈 한국말로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우리나라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인 동시에 설날에 갖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일반적인 희망이었다.
새해를 맞는 외국인들의 소원, '돈 많이 벌었으면…'